[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라인넥스트가 재무부담 가중 속 영업활동 성과가 함께 둔화하면서 스테이블코인 신사업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다만 가상자산 2단계법이 초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관련 사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지연될 경우 서비스 설계와 제휴 확대, 이용자 확보 전략에도 제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 디앱(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수요 측면에서 신규 수요층이 예상보다 제한될 수 있다. 규제 리스크와 수요 불확실성이 동시에 제기되면서 당분간 재무부담이 한층 가중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상자산 2단계법 논의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라인넥스트의 스테이블코인 시장 공략에도 일부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라인넥스트는 최근 새 먹거리로 스테이블코인 지갑 '유니파이'를 출시했다. 유니파이는 라인 메신저 상에서 사용 가능한 스테이블코인 지갑이다. 이자·보관·결제·송금 등 서비스 전 과정을 하나의 앱에서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존 별도 운영되던 '미니 디앱'도 유니파이 플랫폼에 통합해 사용성과 접근성을 강화했다. 라인넥스트는 이용자 유니파이 고객 예치금 규모에 따라 연평균 4~5%대의 보상을 제공하며 신규 유입 확대를 꾀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사업 확장 구상이 제도 불확실성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가상자산 2단계법'이 초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스테이블코인 사업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해당 법안은 은행이 주도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표를 둔다. 그런데 관련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서 은행 지분을 50%+1주 이상을 제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면서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핀테크 기업들의 혁신 활동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반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쟁점 중 하나인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제도 마찬가지다. 최근 들어 지분 강제 조정 여지를 두고 위헌 가능성이 부상하며 관련 논쟁이 초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이달 5일 예정됐던 당정 협의 역시 중동전쟁 여파 등으로 한 차례 더 연기됐다. 이후 일정도 불투명한 상태다.
당장 스테이블코인 관련 수요도 예상만큼 빠르게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라인넥스트는 1억명을 훌쩍 뛰어넘는 라인 메신저 이용자를 기반으로 유니파이 확산을 꾀하고 있다. 다만 당장 디앱에 익숙한 이용자가 생각만큼 많지 않아 수요층 전반이 제한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디앱 부문과 연동성을 강화 중인 '스테이블코인 지갑' 부문에도 일부 영향이 불가피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IT 관련 사례에 비춰볼 때 라인 메신저 이용률이 높은 일본보단 신기술 도입·적응 속도가 빠른 한국시장 집중도가 한층 높을 수 있다"며 "다만 웹3·가상자산 사업에선 인기 메신저 기반 효과가 기대만큼 크게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니 디앱 부문도 기존 디앱 사용자 위주로 전환하는 구조인 만큼 수요층이 일부 제한될 수 있다"며 "이 같은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해 현금성이벤트 등을 늘리곤 하지만, 그만큼 마케팅비 부담이 가중된다는 딜레마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런 사업 불확실성을 버틸 재무 체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 같은 정체 가능성은 라인넥스트에게 한층 뼈 아프다. 재무부담이 장기간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관측대로 스테이블코인 사업 확장·수요 등에 일부 제한이 생긴다면, 중장기 재무 리스크도 한층 고조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라인넥스트는 2024년 별도기준 매출 3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7.5% 감소했다. 반면 영업비용은 급여 상승 등 영향으로 43.4% 급증하면서 재무부담이 크게 가중됐다. 이처럼 영업비용이 매출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불어나면서 순손실(225억원) 및 결손금(350억원) 규모는 각각 436%, 197% 불어났다.
같은 기간 현금 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영업활동현금흐름(-349억원) 역시 적자 폭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결손금이 누적되는 상황 속 이렇다할 활로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기대주로 꼽히는 스테이블코인 부문마저 최근 규제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새 반등 동력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여러 IT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부문을 반전 도구로 삼고 거의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며 "어떻게든 관련 법안 논의가 진전되고 통과돼야 점진적인 보완이라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라인넥스트는 스테이블코인 사업 외에도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라인넥스트는 글로벌 웹3 생태계·인프라 구축 투자와 함께,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 효율화 작업을 병행해 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넥스트 마켓' 등 수익 창출 포트폴리오를 지속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넥스트마켓'은 라인 플랫폼에 기반한 아이템 거래 마켓이다. 글로벌 최대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및 로컬 결제를 통해 게임 아이템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최근에는 넥써쓰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로한2 글로벌'의 전용 웹 결제 채널을 넥스트 마켓에서 제공하기로 했다.
라인넥스트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웹3 생태계 선점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집행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영·운영 효율화 작업을 병행 중"이라며 "유니파이 외에도 넥스트 마켓 등 실제 매출 성장을 이뤄낸 포트폴리오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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