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이봉재 신한은행 기관·제휴영업그룹장 부행장과 조세형 우리은행 기관그룹장 부행장에게 올해는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기관영업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시금고 사업권을 두고 '수성'과 '탈환'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도다. 서울시금고 수주 여부는 기관영업 성과를 가르는 핵심 지표로 꼽히는 만큼 두 부행장의 어깨도 한층 무거워지고 있다.
서울시금고는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각종 기금을 포함해 연간 약 50조원 규모 자금을 관리하는 초대형 공공금고다. 단순 수익원을 넘어 은행의 공공금융 경쟁력과 브랜드를 동시에 입증하는 '상징 자산'으로 평가된다. 현재는 신한은행이 1·2금고를 모두 맡고 있다. 다만 차기 입찰을 앞두고 우리은행이 탈환 의지를 드러내면서 경쟁 구도도 빠르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르면 다음달 시금고 입찰 공고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모두 내부적으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입찰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우리은행 역시 기관영업 조직을 중심으로 대응 전략 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사실상 '전사(全社) 역량'을 투입하는 총력전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TF가 금고 평가 항목을 정조준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는 조례에 규정된 기준에 따라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 ▲시에 대한 대출·예금 금리 ▲금고업무 관리능력 ▲지역사회 기여 및 협력사업 등을 종합 평가해 금고를 선정한다. 가격 경쟁뿐 아니라 공공성·협업 능력까지 동시에 검증하는 구조다.
두 은행이 조직 차원의 대응에 나선 만큼 기관영업을 총괄하는 임원들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10년 넘게 서울시 금고지기 자리를 두고 두 은행의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이번에도 담당 임원의 책임이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에서는 이봉재 부행장이, 우리은행에서는 조세형 부행장이 각각 입찰 대응을 총괄하고 있다.
두 부행장이 짊어진 과제는 뚜렷하게 엇갈린다. 이봉재 부행장은 2018년과 2022년 연이어 확보한 금고를 지켜내야 한다. 이미 구축한 자금관리 시스템과 납부 인프라, 서울시와의 협업 체계를 고려할 때 '수성 실패'는 곧 경쟁력 후퇴로 직결될 수 있다는 부담이 따른다.
반면 조세형 부행장은 100년 넘게 이어온 서울시 금고지기 지위를 되찾아야 하는, 즉 '탈환'이라는 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8년 104년 만에 1금고 지위를 내준 이후 두 차례 연속 고배를 마셨다. 이번 입찰은 단순한 사업권 확보를 넘어 '기관영업 위상 회복'의 분수령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결과에 따라 시장의 평가 역시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두 부행장은 걸어온 길도 사뭇 다르다. 이봉재 부행장은 영업추진부장과 중부본부장 등을 거치며 리테일과 기관영업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관솔루션그룹과 디지털이노베이션그룹이 통합된 기관·제휴영업그룹을 맡으며 기관영업과 플랫폼 기반 영업을 함께 이끌고 있다. 전통 영업과 디지털 역량을 결합한 '복합형 리더'라는 평가다.
조세형 부행장은 2023년부터 기관그룹을 맡아 공공기관 수신 확대 성과를 쌓아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24년 말에는 우리은행 차기 행장 후보군(롱리스트)에 포함되기도 했다. 부행장 선임 1년 만에 차기 경영진 후보로 부상한 만큼, 이번 입찰 결과가 '차기 리더십 평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서울시금고 입찰이 단순한 수주 경쟁을 넘어 각 은행의 기관영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두 부행장 입장에서는 향후 그룹 내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울시금고는 규모와 상징성 측면에서 기관영업 조직의 대표 성과로 꼽히는 사안"이라며 "결과에 따라 해당 임원의 평가와 향후 거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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