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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이은정 30년 장기집권…'철옹성 이사회'에 뒤쳐진 선진 지배구조
권재윤 기자
2026.03.24 14:20:18
①사외이사 부재로 독립성·다양성 제한…PBR 0.8배 '저평가'
이 기사는 2026년 03월 17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 = 한국맥널티 홈페이지)

[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국내 원두커피 시장 1세대 기업인 한국맥널티가 올해로 이은정 대표 체제 30년 차를 맞았다. 그동안 회사는 외형 성장을 이어왔지만 사외이사 등 제대로 된 경영 감시자 역할이 부재한 채 이 대표 중심의 '철옹성 이사회' 구조가 지속되면서 상장사에 걸맞은 선진화된 지배구조 구축에는 뒤쳐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사회 독립성과 다양성이 제한된 지배구조가 이어지면서 기업가치 제고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맥널티는 1997년 설립된 회사로 미국 맥널티사의 원두를 국내에 들여오며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5년 국내 커피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으며 현재는 기업간거래(B2B) 중심의 원두커피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업체로 꼽힌다. 커피믹스가 주류였던 당시 국내 커피 시장에서 원두커피를 소개하며 시장 저변을 넓힌 기업으로도 평가된다.


특히 창업주인 이은정 대표는 국내 원두커피 시장을 개척한 여성 기업인으로 평가된다.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여성 벤처 생태계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이은정 대표는 한국맥널티의 최대주주로 공고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30.82%이며 공동창업자인 고한준 씨(미등기임원)의 지분 24.48%를 합치면 두 사람의 지분율은 총 55.3%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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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맥널티 이사회 및 주주 현황 (그래픽 = 신규섭 기자)

다만 이 같은 지배력 구조가 이사회 구성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한국맥널티 이사회는 총 4명으로 이은정 대표를 포함한 사내이사 3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는 한 명도 없다. 이달 27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도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자산총액 1000억원 미만 벤처기업은 사외이사 선임 의무가 면제되는 벤처기업 특례 규정의 사각지대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맥널티의 자산총계는 832억원으로 해당 기준에 미달해 사외이사 선임 의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국맥널티는 사외이사를 둘 법적 의무는 없지만 사외이사 부재로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사외이사는 상법상 엄격한 자격 요건을 적용받으며 회사나 대주주와 이해관계가 없는 인물이 맡는다. 이 때문에 사외이사가 없다는 것은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객관적으로 감시할 외부 주체가 사실상 부재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장기간 회사에 몸담아 온 인물들이 사내이사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도 이사회 독립성 논의가 나오는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맥널티 사내이사인 강승원 이사는 2006년부터 회사에 몸담았고 이상혁 상무 역시 2003년 제약사업부에서 근무를 시작해 현재까지 재직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이사진이 최소 20년 이상 회사에 몸담아 온 인물들로 구성된 만큼 이사회 독립성과 다양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이사회 구조는 의사결정 속도 측면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대표이사 중심의 경영 판단을 견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사회가 경영진의 결정을 사실상 그대로 따르는 이른바 '거수기 이사회'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고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 제고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한국맥널티의 외형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기업가치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매출은 963억원으로 전년 대비 8.45% 증가했지만 이달 16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285억원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약 0.8배에 머물러 있다. 이는 주가가 회사의 순자산 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맥널티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방안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실적 개선이 선행돼야 구체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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