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올해 4월 상장주가지수펀드(ETF) 시장은 사실상 인공지능(AI) 전력 테마가 주도했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력 인프라 수요가 동반 확대됐고 이러한 기대감이 관련 테마 ETF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7일 딜사이트가 집계한 ETF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4월 수익률 상위 20개 종목 중 17개가 AI 전력기기·전력 인프라·신재생에너지·AI 반도체 관련 상품으로 채워졌다. 상위 1~4위 역시 모두 전력 테마가 차지하며 쏠림 현상은 한층 뚜렷해졌다.
AI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초고압 변압기와 송배전 설비, 통신 인프라 구축 필요성이 커지면서 관련 섹터는 초호황을 맞고 있다. 과거 2017년 메모리 중심의 단일 사이클과는 결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에는 특정 반도체 업황에 수익이 집중됐다면 현재는 AI를 기반으로 전력·인프라·반도체 등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구조다. 과거에 없던 강도의 모멘텀이 형성되면서 사실상 새로운 수퍼 사이클 초입에 진입했다는 해석이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
수익률 1위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AI전력핵심설비 ETF가 차지했다. 4월 기준 수익률은 79.66%에 달한다. 순자산 역시 3조5789억원으로 관련 테마 ETF 가운데 최대 규모다. 해당 ETF의 성과는 편입 종목에서 비롯됐다. 최근 1년간 가파른 주가 상승을 기록한 LS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이 핵심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두 종목 비중은 각각 24.58%, 17.74%에 달한다.
LS일렉트릭은 액면분할 이후 수급 개선과 함께 초고압 변압기 수주 확대가 이어지며 주가가 급등했고 효성중공업 역시 미국 중심의 전력망 투자 확대 수혜를 바탕으로 신고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9월 상장으로 비교적 이른 시점에 시장에 진입하며 초기 자금 유입 효과와 선점 효과를 동시에 확보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위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전력설비투자 ETF로 집계됐다. 수익률은 78.79%로 1위와의 격차가 0.97%포인트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성과 차이가 크지 않은 배경에는 포트폴리오 유사성이 자리한다.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 HD현대일렉트릭 등 상위 종목 구성이 사실상 겹친다. 상위 4개 종목 비중도 70% 후반대로 유사해 수익률 흐름까지 함께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3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리아AI전력기기TOP3플러스 ETF로 수익률은 72.16%를 기록했다. HD현대일렉트릭 비중을 18.76%까지 확대하며 상위 종목으로 편입한 점이 특징이다.
4위는 KB자산운용의 RISE AI전력인프라 ETF로 수익률은 64.24%를 기록했다. 앞선 ETF 대비 편입 종목 수를 16개로 늘리고 상위 5개 종목 비중을 40%대 초반으로 낮추며 분산 전략을 취한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동시에 LS일렉트릭 비중을 상대적으로 낮추는 대신 가온전선과 대한전선 비중을 확대하며 전력 인프라 내에서도 케이블·전선 영역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시켰다.
업계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에도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북미를 중심으로 전력 인프라 수주가 지속 확대되는 가운데 수주 잔고가 실적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 컨설팅본부장은 "수주 흐름이 꺾이지 않는 한 사이클 역시 쉽게 꺾이기 어렵다"며 "AI를 기점으로 반도체, 전력 인프라, 소부장까지 확산되는 낙수 효과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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