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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약이 신계약 추월…흥국생명, 기초체력 흔들린다
박관훈 기자
2026-05-06 09:05:14
②일반계정 수입보험료 4.6조→1.8조 급감…전속 설계사 77% 이탈
이 기사는 2026-05-05 06:55:13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생명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부동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보험 영업의 근간인 신계약 창출력은 약화되고 해약은 급증하는 등 본업 경쟁력에는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여기에 제판분리 전략의 한계와 내부통제 시스템의 연이은 실패까지 맞물리며 경영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흥국생명의 현재를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올해 새롭게 시작한 김형표 대표 체제의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그래픽=딜사이트 오현영 기자)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흥국생명의 보험 영업이 역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해 실적에서 확인된 '착시'와 달리 본업에서는 새로 들어오는 신계약보다 기존 계약 해지 규모가 더 큰 '역(逆)성장 구조'가 굳어지면서 외형 유지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2024년 흥국생명의 효력상실 및 해약금액은 6조6710억원으로 당해 신계약의 2.6배에 달했다. 2025년 역시 5조303억원이 해약되며 신계약 규모를 1조원 이상 웃돌았다. 보험사가 신규 영업으로 유입되는 자금보다 기존 고객 이탈로 빠져나가는 자금이 더 많은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신규 영업 지표 역시 장기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6년 13조6770억원에 달했던 신계약 금액은 2024년 2조5398억원으로 급감했고, 2025년 3조7607억원으로 일부 반등했지만 과거 대비 4분의 1 수준에 머물며 회복과는 거리가 있는 흐름이다.


수입보험료 흐름도 비슷하다. 2016년 5조6738억원에서 2024년 3조2418억원으로 감소한 뒤, 2025년 4조4335억원으로 반등했지만 이는 퇴직연금 등 특별계정 자금 유입에 따른 착시 효과에 가깝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보험업 본연의 체력을 보여주는 일반계정 수입보험료는 2016년 4조6664억원에서 2025년 1조8128억원으로 급감했다. 외형은 반등했지만 속은 오히려 비어가는 본업 경쟁력 약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유입 감소 + 유출 확대'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배경에는 영업 채널 재편이 자리 잡고 있다. 흥국생명은 2023년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HK금융파트너스를 설립하며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 전략을 본격화했다.


그 결과 전속 설계사 조직은 급격히 축소됐다. 2016년 3334명에 달했던 전속 설계사 수는 2024년 562명까지 감소했고, 2025년에도 765명 수준에 머물렀다. 10년 만에 77%가량이 줄어든 셈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고객 유지 기능까지 약화됐다는 점이다. GA 채널은 구조적으로 특정 보험사에 대한 충성도가 낮고, 수수료 중심의 영업 특성상 타사 상품으로의 '승환계약(보험 갈아타기)' 유인이 높다.


결국 제판분리는 판매 효율성을 높이기보다 기존 고객 이탈을 가속화하는 역효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다수 설계사가 자회사로 이동하며 명목상의 고객 관리 주체가 GA로 넘어가면서 본사 차원의 실질적인 고객 방어 기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구조는 현 경영진과도 무관하지 않다. 올해 초 선임된 김형표 대표는 경영기획실장 재직 당시 이사회 멤버로 활동하며 중장기 전략 수립에 관여해 온 인물이다. 현재 드러난 영업 기반 약화 역시 과거 의사결정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IFRS17 체제에서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보험사의 미래 수익을 나타내는 보험계약마진(CSM)은 신규 계약 창출뿐 아니라 기존 계약 유지에 크게 좌우되는데, 대규모 해약은 곧 CSM 훼손으로 직결된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신계약보다 해약이 많은 상황이 지속된다는 것은 단순한 영업 부진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자체의 균열로 봐야 한다"며 "CSM 기반 수익 구조에서 고객 유지 실패는 장기 수익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계약 이탈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채널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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