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보장성보험 중심 영업 확대와 자산운용 다변화로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비용 부담 증가와 자산 리스크, 지배구조 논란이 동시에 부각되며 성장 전략이 실제 체력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둘러싼 의문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주요 경영 지표를 통해 흥국생명의 성장 기반과 향후 여력을 점검했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강울 기자] 흥국생명이 외형 성장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보험 본업의 수익성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계약마진(CSM)이 증가하며 성장 지표는 개선됐으나, CSM이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를 반영하는 지표인 만큼 당기 손익과는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비용 구조와 보험금 지급 부담이 실질적인 이익 체력을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비를 중심으로 한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보험금 지급이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실질적인 이익 체력은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의 2025년 3분기 말 보유계약 기준 CSM은 2조352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대비 6.2%(1380억원) 증가한 수치로, 같은 기간 CSM 상위 10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삼성생명(8.9% 증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흥국생명의 보험 본업 수익성은 업계 평균을 밑돌고 있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보험수익성(보험손익/보험수익)은 11.3%로, 업계 평균(2025년 상반기 기준 14.5%) 대비 낮은 수준이다. 비교 시점에 차이는 있으나 업계 평균과 비교해도 흥국생명의 보험 본업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보험수익성은 보험사가 벌어들인 보험수익 가운데 실제로 얼마만큼이 보험이익으로 남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본업 체력의 질을 가늠하는 잣대로 활용된다.
수익성 개선이 제한된 배경에는 비용 증가 속도가 수익 증가를 웃돌고 있다는 점이 자리한다. 흥국생명의 보험수익은 2025년 3분기 기준 7783억원으로 2024년 3분기(7105억원) 대비 678억원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보험서비스비용은 6863억원으로 2024년 3분기(5809억원) 대비 1054억원 늘었다. 보험수익이 늘어났지만 비용 증가 폭이 이를 상회하며 보험 본업의 이익 개선이 제한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비용 구조가 일회성 요인에 그치지 않을 경우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보험서비스비용 증가를 주도한 요인으로는 사업비 부담 확대가 지목된다. 흥국생명의 2025년 3분기 사업비는 4972억원으로 2024년 3분기(3682억원) 대비 1290억원 증가했다. 사업비는 보험사가 계약을 모집하고 유지·관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으로, 신계약 확대 국면에서는 일정 부분 증가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사업비 증가 속도가 보험수익 증가 속도를 지속적으로 웃돌 경우 외형 성장의 과실이 보험사 이익으로 남지 못하고 비용으로 소진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은 건강·보장성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신계약 사업비 부담이 빠르게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외형은 커졌지만 비용 증가 속도가 더 빨라 보험 본업의 수익성이 기대만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비 부담이 확대되는 가운데, 손해율 상승에 따른 예실차 악화도 수익성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예실차는 보험사가 예상한 보험금과 사업비 등과 실제 발생액의 차이를 의미한다. 보험금 지급이 예상보다 늘어날 경우 보험손익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반영된다.
실제 흥국생명은 2025년 3분기 보험금 예실차는 마이너스(-) 631억원, 사업비 예실차는 -1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가정보다 보험금 지급과 비용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보험손익 개선 효과 상당 부분이 상쇄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보험 본업의 이익 체력이 구조적으로 압박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물론 업계에서는 이를 체질개선을 위한 성장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흥국생명은 저축성보험을 축소하고, 건강보험 등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며 수익성 높은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2025년 3분기 수입보험료 기준 보장성보험 비중은 45.7%다. 다만, 보장성보험 시장에서 손보사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단기간 내 신계약 확대와 동시에 사업비 부담을 빠르게 낮추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흥국생명은 사업비 확대가 성장 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GA채널 판매 비중이 늘어나 사업비 지출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업계 전반적으로도 경쟁이 심화된 만큼 일정 수준의 비용 투입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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