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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1.4조 vs 권혁빈 5조…權 결혼 후 창업 쟁점
윤기쁨 기자
2026.02.05 07:10:16
① SK 소송 특유재산을 분할대상 넓힌 결과…권혁빈 내외는 동업자 인정 유무가 핵심
이 기사는 2026년 02월 04일 06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CVO. <사진=스마일게이트>

[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한국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내외의 이혼을 넘어 최대 10조원 수준의 재산을 가를 가사 소송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게임제국 스마일게이트 창업주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CVO(최고비전제시책임자) 부부의 이혼 송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은 2심에서 나온 1조3800억원 가량의 재산분할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히면서 기존 분할 액수는 조단위 이하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의 송사는 부부 사이의 특유재산을 두고 국내 법원이 견지해오던 기존 법리 해석의 적용 범위를 크게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적으로 특유재산은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원칙이었는데, 서울고등법원(2심)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상속·증여에 의한 특유재산'으로 보지 않고 혼인 기간 중 형성된 공동재산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제 막 본소송이 시작된 권혁빈 회장 내외의 케이스는 재산분할 측면에서는 최태원 회장 부부를 훨씬 크게 넘어서는 이해대립이 문제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건 모두 조 단위의 재산 분할이 쟁점이지만, 재산 형성의 뿌리나 배우자의 기여 성격을 규명하는 법리적 논거에서는 궤를 달리한다는 것이 명확한 구별점이다. 법조계에서는 스마일게이트 판결이 SK 사건의 논리를 어느 수준까지 참고하고 원용할 지를 주목하고 있다.


권혁빈 CVO와 배우자 이모씨의 이혼 소송은 지난 2022년 이 씨가 서울가정법원에 소를 제기하며 시작됐다. 2001년 결혼한 두 사람은 이듬해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했는데, 배우자 이씨는 당시 공동 창업 및 경영 참여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씨는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 중 절반 분할을 요구하고 있다. 수조원에서 최대 10조원 안팎으로 평가되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법원 감정 결과에 따라 운명을 달리할 전망인 것이다. 판결 결과에 따라 이번 소송은 게임산업 생태계 내에서 전례 없는 경영권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고, 법리적으로도 SK 사례에 이어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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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을 직접 도운 아내의 권리는


SK 이혼 소송에서 핵심 쟁점은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특유재산 인정 여부였다. 민법 제830조에 따르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이나 혼인 중 상속·증여받은 재산은 특유재산으로 분류돼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된다. 최 회장 측은 부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자금이 주식 취득의 원천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혼인 기간 중 노 관장의 가사·양육 활동과 노태우 전 대통령으로부터 유입된 자금이 그룹 성장 과정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받아들였다. 해당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에 대해 2025년 10월 판결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 자금의 불법성 여부가 재산분할 기여도로 인정될 수 있는 지에 대해 다시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불법원인급여 법리 적용 가능성을 언급하며 재산 형성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 지가 소송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임을 분명히 했다.


반면 스마일게이트 사례에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재산 형성 시점 측면에서 SK 사건과 법리적 대조를 이루는 내용이다. 권 CVO는 2001년에 결혼을 했고 이듬해인 2002년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했다. 이미 재벌인 상태에서 지분을 물려받은 최태원 회장과 달리 권혁빈 CVO는 결혼 전까지 적어도 물질적인 자산 측면에서는 일반인 수준에 머물렀던 것이다. 


권 CVO의 아내인 이씨는 남편이 가진 자산의 대부분이 혼인 기간 중 형성됐다는 사실을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마일게이트 소송은 상속·증여를 전제로 한 특유재산 방어 논리를 적용하기 어려운 구조로 평가된다. 이에 향후 재판의 향방은 재산 형성 과정에서의 실질적 기여도 산정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내인 이씨가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는지 부부가 공동의 노력으로 사업을 일궈냈는지에 대한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 내조 넘어 동업으로…기여 성격 및 정도 차이


과거 가사 소송에서 전업주부의 기여도는 가계 경제 관리나 자녀 양육 등에 주로 머물러 왔다. 그러나 노소영 관장은 SK 소송 항소심에서 단순한 가사·양육 활동 뿐만 아니라 혼인 기간 수행했던 대외적 역할 등에 대한 자신의 기여를 주장했다. 본인이 최태원 회장의 경영 활동을 보조하는 역할을 했다는 논리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경영자인 남편이 직면했던 외부 리스크를 줄였고, 가업의 안정적 유지를 뒷받침한 간접적 기여자로서의 지위를 법적으로 인정받으려 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기존의 가사노동 중심 기여 판단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했다.


스마일게이트 배우자 이씨의 논거는 이를 넘어선다. 이씨는 2002년 창업 당시 초기 자본금을 직접 출자했을 뿐 아니라 설립 초기 대표이사 및 등기이사로 재직하며 사업의 기틀을 닦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씨의 주장이 인정을 받는다면 사실상 이는 공동 창업주에 해당한다. 실제 법인 등기부상 임원 등재 이력이 확인되는 만큼 기존 노소영 관장이 주장했던 무형적인 기여와 달리 객관적 자료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가사 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넘어 사업 초기를 인내한 동업자에 대한 정당한 수익 배분을 요구하는 논리가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 재산 반을 나눠달라는 주장…지배구조 리스크


재산분할 비율 산정 방식에서도 두 사건은 다른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통상 대규모 기업 자산을 둘러싼 이혼 소송에서는 경영자의 기여도가 크게 반영되고 배우자의 그것은 제한적으로 산정돼 왔다. 최 회장 사건의 항소심 판결은 노 관장에게 35%라는 비교적 높은 수준의 기여도를 인정했다. 혼인 기간 중 자금 유입 등을 비롯한 대외 환경이 기업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을 적용했다. 


그런데 스마일게이트 소송은 노 관장에 대한 2심 판결 보다 더 높은 인정 비율을 예상하고 있다. 이 씨가 창업 당시 자본금을 직접 출자하고 초기 등기이사로서 경영 전반에 참여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단순 조력을 넘어선 동업자로 평가될 여지가 커서다. 특히 창업 시점이 혼인 기간 내에 있어 재산 형성 과정 전체가 부부 공동의 노력으로 평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조계에서는 공동 창업이 인정되는 경우 기여도가 상당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K 판결은 물려받은 특유재산의 재산분할 편입 가능성을 둘러싼 법리 논쟁을 유발했다. 이에 비해 스마일게이트 소송은 벤처업계에서 창업에 기여한 배우자의 지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를 가늠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상속 재산을 두고 다툼을 벌이는 재벌 오너들의 사례와는 같은 듯 또 다르다. 권혁빈 CVO처럼 자신의 세대에 부를 일군 자수성가형 창업자들에게는 이혼 소송이 기업의 지배구조를 뿌리째 흔들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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