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최근 루센트블록의 고단한 투쟁을 지켜보자면 '메기'와 '불나방'이란 개념이 어쩌면 한끗 차이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조각투자 생태계를 주도해 온 '메기' 루센트블록이 최근 산화를 앞둔 불나방과 같은 처지에 놓이면서다.
루센트블록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토큰증권(STO) 산업 혁신을 이뤄낸 대표 주자로 꼽힌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을 7년간 무사고로 운영하며 50만명의 고객과 300억원대의 누적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것만 같던 루센트블록에게도 위기는 찾아왔다. 직접 일으킨 STO 분야가 제도권 편입을 앞두면서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넥스트레이드 등 2개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예비인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혁신을 주도해 온 '메기 기업'이 제도화 과정에서 대형 컨소시엄에게 열매를 내어주고 퇴장 기로에 놓인 셈이다.
메기가 불나방으로 변모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허세영 대표는 50만 고객을 등에 업고 긴급 기자회견 등을 통해 억울함을 직접 호소하고 나섰다. 시장 생태계를 최초로 조성해 온 만큼 기술·사업성에서 뒤쳐질 리 만무하다는 이유다.
아울러 과거 넥스트레이드 측의 기술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예비인가 수레바퀴를 잠시 막아서는 데 성공했다. 금융당국의 기조 전반을 돌려세우긴 어렵다는 게 시장 중론이지만, 미운털이 박힐 리스크를 감소하면서까지 스타트업 보호·육성 필요성을 부르짖는 불나방 정신은 시장에 유효하게 전파된 셈이다.
관련 논란이 불거지자 금융당국은 "추후 심사결과 등을 소상히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타트업인 루센트블록이 재무·운영 안정성 측면에서 열세를 보이는 점도 주요 사안이지만, 규제 샌드박스와 제도화 사이에 격차가 한층 벌어진 듯한 괴리감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현안이다.
루센트블록이 대형 증권사가 참여한 기존 거래소보다 운영 안정성 측면에서 열세를 보이는 점은 엄연한 사실이다. 조각투자 시장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중점 평가돼야 할 사안임에 틀림 없다. 다만 규제 샌드박스의 취지와 스타트업 육성 측면에서 비춰본다면 이번 심사에 대한 아쉬움도 존재한다.
국내 창업·혁신기술 분야를 일으키기 위해선 이번 '루센트블록 논란'이 어쩌면 본질을 꿰뚫는 트리거가 아닐까. 스타트업들이 사활을 걸고 지켜낸 혁신이 대형사에 흘러가는 구조가 굳어진다면, 결국 메기도 불나방도 점차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국내 규제 전방위로 혁신 의식을 향한 격려와 존중이 더해지길 바라본다. 중장기적으로 스타트업의 성장공식과 유기적으로 작동 가능한 제도화 프로세스가 구축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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