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이렘'이 수익성 개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본업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슈퍼데크 사업 양수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을 일으킨 탓에 재무 부담까지 가중됐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ESS) 사업의 성과가 절실해졌지만, 아직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렘의 BESS 사업은 현재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는 기술 검증 단계로, 상용화 이전 단계에 해당한다. 이렘이 BESS를 미래 먹거리로 제시한 지 약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유의미한 매출 성과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렘은 2023년 8월 바나듐 2차전지 기업 엑스알비 지분 약 29%를 10억원에 취득하며 BESS 사업에 발을 들였다. 다만 해당 지분은 보통주가 아닌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취득돼 회계상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경영 참여를 전제로 한 전략적투자자(SI)라기보다는 재무적투자자(FI)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이렘은 2024년 말 자사 음성공장을 엑스알비와 공유하며 BESS 사업 의지를 재확인했다. 당시 엑스알비는 동일 스펙 기준 경쟁사 대비 3배 이상의 출력을 구현하는 스택 기술과 원가 절감 가능성을 강조하며 기대를 키웠다. 이후 이렘은 지난해 말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BESS 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다만 사업 준비는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단기간 내 수익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현재 BESS 사업이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어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고, 엑스알비의 실적 역시 투명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엑스알비는 2025년 기준 매출과 영업손익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2024년에는 약 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의 시선은 BESS 사업의 본궤도 진입 시점에 쏠리고 있다. 본업 부진과 재무 부담이 겹친 현 상황에서 BESS는 사실상 이렘의 유일한 중장기 성장 카드로 꼽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렘은 본업인 강관·슈퍼데크 사업에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렘은 스테인리스 강관과 건설용 데크플레이트(슈퍼데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성은 2024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악화됐다. 2024년 영업손실 47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데 이어, 2025년 3분기 기준 영업손실 규모는 88억원으로 확대됐다. 2025년 기준 강관 부문과 슈퍼데크 부문에서 각각 60억원, 2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문제는 본업 부진 속에서 이자 부담까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3분기 기준 이렘의 총차입금은 426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발생한 이자비용만 23억원으로, 순손실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4년 지출한 이자비용은 47억원에 이른다. 순손실 누적으로 결손금은 2023년 70억원에서 2025년 3분기 307억원으로 3배 이상 불어났다.
차입 부담이 급증한 배경에는 슈퍼데크 사업 양수가 있다. 이렘은 2024년 1월 당시 최대주주였던 코스틸로부터 슈퍼데크 사업부를 479억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2023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21억원에 불과해 양수대금 대부분을 차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총차입금은 2023년 말 25억원에서 2024년 1분기 395억원으로 급증했다.
정작 슈퍼데크 사업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해당 사업부는 2023년 3분기까지 6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이렘이 인수한 이후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결과적으로 슈퍼데크 사업 양수는 경기 변동성을 과소평가한 상태에서 재무 레버리지를 키운 선택으로 수익성과 재무체력을 동시에 약화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렘 관계자는 "슈퍼데크 사업 인수 이후 갑작스레 경기가 악화되면서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며 "BESS의 경우 우선은 실증이 끝나야 본격적으로 사업이 가능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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