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선앤엘이 목재·가구 기업에서 생활뷰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와 경쟁 심화로 목재 사업 수익성이 악화되면서다. 다만 생활용품과 화장품 용기·디스펜서 등 신사업 부문은 가격 경쟁과 기술 경쟁이 동시에 치열한 시장으로 기존 주력사업을 대체할 만큼의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959년 선창산업으로 출발한 선앤엘은 목재사업에 뿌리를 둔 기업이다. 합판과 MDF, 제재목, PB 등을 직접 생산·유통하며 국내 목재산업의 성장 과정과 함께 외형을 키워왔다. 한때는 국내 합판 시장 점유율 상위 3개 기업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여기에 목창호와 인테리어, 건가구 등을 건설사로부터 수주해 시공하는 B2B 사업을 전개하고, '썬퍼니처' 등 가구 브랜드를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다만 선앤엘은 2023년을 기점으로 목재 생산에서 차례로 손을 뗐다. 같은 해 3월 합판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12월에는 MDF와 제재 생산까지 멈췄다. 전방 산업인 건설 경기 둔화가 장기화된 데다 저가 수입산 공세로 시장 점유율이 하락했고 원가 경쟁력까지 약화되며 적자를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선앤엘은 생활뷰티 부문을 새로운 회사의 정체성으로 제시하며 사업 방향 전환에 나섰다. 2015년 인수한 생활용품 기업 다린을 2021년 흡수합병했고 2024년에는 화장품 용기 제조사 이루팩 지분 66.7%를 약 20억원에 취득했다. 이루팩은 기초·색조 화장품 용기 전문 제조업체로 애경산업의 화장품 제품을 주로 생산해온 회사다.
이를 위해 수장도 교체했다. 선앤엘은 2024년 애경산업 대표를 지낸 이윤규 대표를 대표로 영입했다. 소비재와 브랜드 사업 경험을 갖춘 외부 인사를 전면에 세워 생활뷰티 중심 전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생활용품 부문은 아직 목재부문의 공백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목재부문은 연간 2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던 핵심사업으로 생산을 중단한 2023년에도 매출 1962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42.6%를 차지했다. 반면 생활용품 부문은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이 633억원에 그치며 인테리어 부문(매출 1301억원) 이어 매출 비중 2위에 머물렀다.
더불어 포트폴리오 전환의 핵심으로 꼽히는 자회사 이루팩도 아직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루팩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산총계는 129억원, 부채총계는 121억원으로 자본잠식을 코앞에 두고 있다.
선앤엘의 생활용품 부문은 디스펜서와 화장품 용기 등을 주력으로 한다. 다만 해당 영역은 가격과 기술 경쟁이 동시에 치열한 구조 탓에 생활용품 부문이 단기간 내 과거 목재 사업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화장품·생활용품 업체들이 단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다, 중국 등 저가 공급처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기본 전제로 작용한다. 여기에 누액 방지, 제형과 점도에 따른 정량 토출 등 기술적 완성도 역시 주요 경쟁 요소로 꼽힌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용기나 펌프류는 화장품 제형별로 요구되는 기술 수준이 달라 제조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며 "특히 해외 수출 제품의 경우 기술 요건이나 인증 기준이 더 까다롭다"고 말했다. 이어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결국 기술력과 함께 가격 경쟁력까지 동시에 갖춰야 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선앤엘 관계자는 "현재 목재사업은 생산을 중단하고 유통만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생활용품부문만 놓고 보면 매출 규모가 과거 목재 부문에 비해 아직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