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경남 사천공항에서 차로 10여분 거리. 4일 국내 농기계 1위 대동그룹의 동력전달장치(파워트레인) 계열사 대동기어 사천공장을 찾았다. 농기계 변속기 전문기업이던 대동기어는 이제 전기차 핵심 부품 생산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동화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사천공장은 대동기어가 정밀 가공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은 전초기지다.
전기차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1공장에 들어서자 끝없이 펼쳐진 자동화 라인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100% 자동화로 운영되는 44개 생산라인이 기계음을 내며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현재 대동기어의 수주잔고 1조7000억원 중 전기차(EV)·하이브리드(HEV) 부품 비중은 78%(1조3300억원)에 달한다. 현장 관계자는 "수주 물량을 맞추기 위해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해야 할 정도"라고 전했다.
가장 먼저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모델 변속기에 적용되는 '선기어'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연간 29만개를 생산하는 이 라인은 유성기어 시스템의 중심축을 담당한다. 고속 회전 시 소음과 진동을 극도로 낮춰야 하는 하이브리드 특성상 초정밀 가공 기술이 필수다. 대동기어 관계자는 "정밀 기어 가공 및 연삭 기술로 품질 안정성을 확보했다"며 "하이브리드, 전동화 부품 포트폴리오 확대의 대표적 전환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아의 전기 목적기반차량(PBV) PV5의 바퀴로 동력을 전달하는 '아웃풋 샤프트 서브 앗세이' 라인이 나타났다. 감속기를 거친 회전력을 바퀴로 전달하는 가교 역할이다. 대동기어는 불량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3차원·조도·형상 측정기 등 다수의 품질 측정 장비를 배치했다. 해당 라인은 총 78억원이 투입된 최신 자동화 생산라인이며 연간 30만개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공장 깊숙한 곳에는 공기 중 먼지도 통제하는 클린룸이 보였다. 그 안에는 전기모터의 심장으로 불리는 '로터 샤프트 앗세이' 조립 라인이 자리 잡고 있다. 전기모터 내부에서 회전 토크를 직접 생성하고 그 힘을 출력축(Output Shaft)으로 전달하는 부품이다. 고속회전, 고출력 전달, 저진동·저소음 등 세 가지 요구 조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주목할 점은 클린룸이다. 이곳은 향후 전기차를 넘어 로봇 사업으로의 확장까지 염두에 둔 설비다. 회사 관계자는 "클린룸이 장기적으로는 로봇 분야 등 고정밀 모듈 부품 사업으로 확장할 때 경쟁사 대비 명확한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할 것을 기대한다"며 "해당 라인은 현재의 전기차 시장 대응뿐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을 준비하는 전략적 거점"이라고 말했다.
2공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1공장이 대동기어의 미래를 준비하는 자동화 라인이라면 2공장은 현재의 대동기어를 있게 한 숙련된 제조 역량이 집약된 곳이다. 2공장은 연간 3만대의 트랙터 변속기를 생산한다. 자동화율 100%를 보였던 1공장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라인마다 배치된 숙련공들이 복잡한 부품을 정교하게 맞추며 조립에 몰두하고 있었다.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 공정 설계에도 공을 들였다. 하우징 모듈이나 변속기 케이스 모듈처럼 조립이 까다로운 핵심 구성품은 메인 라인에 올리기 전, 별도 구역에서 미리 조합해 공급하는 '병렬 처리 시스템'을 갖췄다. 덕분에 공정 간 정체 없이 일정한 속도로 제품이 완성돼 나간다.
조립이 끝난 제품은 까다로운 검증을 거친다. 수조에 제품을 통째로 담가 미세 기포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수압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검사 공정의 핵심은 단연 '모터링 검사'다. 제품을 실제 트랙터 구동 조건과 똑같이 최대 2000RPM(분당 회전수)까지 회전시켜 소음, 진동, 유압 상태를 꼼꼼히 체크한다. 대동기어 관계자는 "모터링 검사는 변속 작동 상태, 소음 발생 여부, 기어비 정확성, 유압 작동 상태 등 실사용 조건 기반 성능 검증 단계로 타사와 차별화된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대동기어는 2공장에 자율이동로봇(AMR) 기반의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 효율을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날 사천공장은 대동기어가 53년간 축적한 정밀 가공 기술이 농기계를 넘어 글로벌 완성차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핵심 부품 생산에 그대로 이식됐음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대동기어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미래 모빌리티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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