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지류(종이) 유통판매 기업 '신풍'(구 신풍제지)을 둘러싼 매각설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도 매각 가능성은 거론돼 왔지만, 최근에는 인수 주체와 거래 금액이 구체적으로 언급되면서 실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신풍은 최근 A건설사와 약 470억원 규모의 경영권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매각설이 돌았지만, 거래 규모가 특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인수합병(M&A) 시장에 소문으로만 돌던 신풍 매각설이 공식화된 것은 2024년 말이다. 당시 신풍은 조회공시(현저한 시황변동) 답변을 통해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제안받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고, 이후에도 수차례 '미확정' 공시를 반복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신풍 측이 미확정 공시만 반복할 뿐 부인 공시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M&A가 수면 아래서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고 추정해왔다.
신풍은 1960년 설립돼 1976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지류 유통·판매 기업이다. 현재는 지류 유통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며, 에스피오디오(수입 오디오 판매), 꿈의실현1331(학원업), 다웅(오디오 및 필터 판매) 등 비핵심 계열사를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신풍의 사업 구조는 2020년을 기점으로 크게 변화했다.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지류 제조업에서 철수한 이후, 신풍은 사실상 제조 기반 없이 유통·투자 중심 구조로 재편됐다. 평택공장 부지가 고덕국제신도시 개발로 수용되면서 대체 공장 부지 확보에 나섰지만 난항을 겪었고, 이후 수입차·외식업 등 신규 사업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영향으로 신풍은 2020년 이후 연속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5년 3분기 기준으로도 연결 누적 영업적자 17억원을 기록하며 본업 수익성은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풍이 매각 시장에서 주목받는 배경에는 우량한 재무 구조와 풍부한 현금 유동성이 있다. 2025년 3분기 기준 신풍의 자본총계(순자산)는 약 745억원에 달한다. 매각설에서 거론되는 인수가가 약 47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각종 세금과 청산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장부가 기준으로도 상당한 할인 거래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풍은 과거 평택공장 부지 수용 보상금을 바탕으로 막대한 현금성 자산을 축적해왔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70억원, 기타유동금융자산은 190억원이다. 여기에 주식·채권·펀드 등 당기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 85억원과 비유동 금융자산 227억원까지 포함하면, 시장에서 비교적 신속하게 현금화 가능한 자산은 570억원을 웃돈다.
사실상 공장이나 설비보다 금융자산 비중이 절대적인 구조다. 차입금이 거의 없는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고 있으며 부채비율도 4%대에 불과하다. 이는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으로 유동성 확보 부담이 커진 건설사 입장에서 사업 시너지보다는 재무적 유동성 보완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매물이라는 평가로 이어진다.
최근에는 매각을 염두에 둔 듯 수익성 개선 흐름도 가시화되고 있다. 신풍이 최근 공시한'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법인 15%)이상 변경'에 따르면 2024년 44억원에 달하던 영업적자는 2025년 23억원으로 47% 줄었다. 본업에서는 여전히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나, 금융자산 운용 수익 등을 바탕으로 순이익은 3억원에서 28억원으로 확대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풍은 제조업 중단 이후 지류 유통으로 사업을 재편하며 상장사 지위와 현금 유동성을 모두 갖춘 알짜 매물이 됐다"며 "건설사와의 시너지는 사업적 측면보다 재무적 유동성 확보 측면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최근 적자 폭을 줄이고 순이익을 흑자로 굳히며 매각을 염두에 둔 재무 정비 작업도 상당 부분 마무리된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장부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면 급매 성격이 짙은 딜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신풍 측 관계자는 "매각 딜은 최대주주가 진행하는 것으로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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