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한국산업은행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인도 뭄바이에 사무소 설치를 추진한다. 산은이 인도 현지 금융기관과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간접적으로 시장 접점을 넓혀온 적은 있지만, 현지 거점을 직접 구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인 인도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국내 기업들의 현지 진출이 확대되는 가운데 산은 역시 정책금융 공급망을 현지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뭄바이 사무소 설치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뭄바이는 인도 최대 금융·상업 도시로 글로벌 금융회사와 외국계 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되는 핵심 거점이다.
산은 관계자는 "인도 시장 내 영업 기반 확대와 금융 수요 대응 차원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뭄바이 사무소 설치를 완료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인도 시장 진출 가능성을 검토해왔다. 2022년에는 주재원을 뭄바이에 파견해 현지 시장조사에 착수했고, 지난해에는 해당 조사 내용을 토대로 삼정KPMG의 인도 현지 조직인 KPMG INDIA로부터 사무소 신설 관련 자문도 받았다. 사실상 사전 검토 작업을 단계적으로 진행해온 셈이다.
인도 시장과의 접점도 꾸준히 넓혀왔다. 산은은 10여년 전 인도 최대 국영은행인 SBI(State Bank of India)와 MOU를 체결하고 신디케이트론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다만 그동안은 현지 금융기관과의 협업 중심이었을 뿐, 직접 영업이 가능한 사무소·지점·법인 형태의 네트워크는 구축하지 못했다.
현재 산은은 브라질·미국 실리콘밸리·아일랜드·우즈베키스탄·인도네시아·헝가리·홍콩 등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러시아·태국·호주·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인도네시아 등에는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중국·일본·독일·싱가포르에는 지점을 설치했다. 이번 뭄바이 사무소 설치가 마무리되면 산은의 첫 인도 현지 네트워크가 확보되는 셈이다.
산은이 인도 시장 직접 진출에 나선 배경에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는 중국을 넘어 세계 최대 인구 국가로 올라선 데다 높은 경제 성장률과 생산기지 대체 효과까지 기대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중 갈등 장기화로 국내 기업들의 '탈중국'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인도를 새로운 생산·투자 거점으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미 국내 시중은행들은 인도 현지에 지점이나 사무소를 두고 한국 기업 대상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우수한 대기업 중심의 금융 지원에 집중돼 있어 중소·중견기업들의 현지 자금조달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산은은 이 틈새를 정책금융 역할로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첨단전략산업을 영위하는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인도 진출 과정에서 투자·설비 구축·수출입 거래 등에 필요한 대출과 보증을 지원하고, 현지 안착을 위한 금융 솔루션도 제공할 계획이다.
산은 관계자는 "큰 틀에서 뭄바이 사무소 설치를 추진하기 위한 작업 착수를 이사회에서 승인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내년 상반기로 목표 시기를 잡긴 했으나 잠정적으로 봐야 하며, 현지 당국과의 협의도 이제 준비해야 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설치된 해외 사무소들과 유사한 규모로 직원들을 보낼지 여부 등도 아직 구체화된 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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