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남궁견 회장이 시장 예상대로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사 '미래아이앤지' 경영권을 매각하며 복잡하게 얽힌 계열 구조 정리에 본격 착수했다. 공개된 매각 구조를 들여다보면 남궁 회장이 보유한 미래아이앤지를 정점으로 핵심 계열사의 경영권을 일괄 매각하는 '패키지 딜'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핵심 사업을 선별적으로 분리하는 구조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판타지오 등 엔터테인먼트 계열사는 경영권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거나 포함됐더라도 향후 재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아이앤지 최대주주인 엑스와 남산물산은 우선협상대상자인 스텔라프라이빗에쿼티(스텔라PE)와 경영권 지분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주체는 스텔라PE가 설립한 '스텔라이노베이션투자목적회사'로 최종 매각가는 1200억원이다.
이번 거래는 지주사 역할을 하는 미래아이앤지를 축으로 다수 계열사를 한 번에 넘기는 구조로 설계됐다. 다만 당초 시장에서 거론되던 약 2000억원 규모 대비 실제 매각가는 크게 낮아지면서, 거래 구조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부 비핵심 자산 제외 ▲계열사별 가치 차별화 ▲인수 이후 구조조정 전제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됐을 가능성을 거론한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시나리오는 엔터테인먼트 계열사 분리 가능성이다. 시장에서는 판타지오, 경남제약 등 주요 사업 계열사가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거나, 포함됐더라도 향후 재인수를 염두에 둔 구조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번 계약 체결 과정에서 판타지오가 빠진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아센디오 등 일부 계열사가 매각 범위에서 빠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남궁 회장과 스텔라PE 간 계약 당시 판타지오 등 엔터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명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인수자 입장에서도 최근 이슈가 불거진 자산까지 함께 인수하는 것은 부담이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 대목은 계열사 이사회 구성이다. 경남제약은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김성곤 대표와 남궁 회장의 아들 남궁정 사내이사(판타지오 사내이사 겸직) 등 기존 이사진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통상 경영권 매각 이후 인수자 측 인사가 이사회에 진입하는 것과 달리, 기존 경영진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각 이후에도 영향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까지 인수자 측 인사 선임 안건이 가시화되지 않은 점 역시 이 같은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형식은 경영권 이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단계적 구조 재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남궁 회장 일가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도 이러한 시나리오를 뒷받침한다. 남궁 회장은 앞서 경남제약과 판타지오가 출자한 키위제1호조합을 통해 122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 아센디오 지분 43.9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오른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콘텐츠·엔터 중심의 사업 축을 별도로 유지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한다.
IB업계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장에서 거론된 패키지 딜 역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알려져 있었다"며 "이번 거래도 해당 사업을 분리한 상태에서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설령 일부 지분이 포함됐더라도, 12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만큼 향후 추가적인 자산 양수도 거래를 통해 재편에 나설 여지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인수자인 스텔라PE의 전략 역시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스텔라PE가 인수 이후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통해 재매각에 나서는 전형적인 구조조정형 투자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결국 이번 거래는 단순한 경영권 매각을 넘어, 복잡하게 얽힌 계열 구조를 정리하고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남궁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본격화된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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