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서울시금고 운영권 입찰 경쟁이 사실상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2금고 운영권 입찰에만 참여하면서 1금고 기준 경쟁 구도는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이번 입찰에서는 예금금리가 핵심 승부처로 떠오른 만큼 은행권 내부에서는 자금부 등 관련 부서까지 동원해 적정 금리 수준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날 차기 시금고 지정 제안서 접수를 마감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1·2금고 모두에 신청서를 제출했고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2금고 입찰에만 참여했다. 1금고는 일반회계·특별회계를, 2금고는 기금 관리를 담당하는데 현재 신한은행처럼 한 곳의 은행이 두 금고를 모두 맡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입찰의 핵심은 1금고를 누가 가져가느냐다. 전체 서울시 예산이 51조원 정도인데 1금고 운영 규모가 약 47조원에 이른다. 신한은행은 2018년과 2022년 두 차례 연속 1·2금고를 모두 가져가며 수성 태세를 갖췄다. 경쟁자는 104년간 지켜온 금고지기 자리를 2018년 내준 뒤 세 번째 탈환을 노리는 우리은행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경쟁의 최대 변수로 예금금리를 꼽고 있다. 서울시금고 금리는 기준금리에 은행별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산정되는데 이 가산금리가 약정 기간 동안 고정되는 구조여서 금리 수준에 따라 장기 수익성이 크게 좌우된다. 공격적으로 금리를 제시할 경우 수주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향후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역마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권의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최근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변수 영향으로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향후 금리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 내부에서는 기관영업 담당 부서뿐 아니라 자금부 등 관련 부서까지 함께 참여해 적정 금리 수준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입찰에서 핵심 요인으로 꼽혔던 출연금의 경우 조례 개정으로 협력사업 항목 배점이 축소됐지만 은행권에서는 여전히 실질적인 당락을 좌우할 변수로 보고 있다. 평가 비중은 줄었지만, 금리 경쟁력과 결합될 경우 점수 격차를 벌리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8년 입찰 당시 신한은행은 출연금과 전산망 구축 비용으로 4000억원가량을 지출하며 상당한 비용 부담을 감수했다.
은행들이 서울시금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단순히 수익성 때문만은 아니다. 연간 수십조원 규모 자금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예수금을 확보할 수 있어 예대율 관리 등에 유리한 데다 국내 최대 지자체 금고를 맡는다는 상징성도 크다. 특히 '서울시금고' 이력은 향후 타 지자체 금고 입찰에서 사실상의 레퍼런스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5월 중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열어 제안서 평가와 프레젠테이션(PT) 심사를 진행한 뒤 최고 득점 기관을 1·2금고로 각각 선정할 예정이다. 심의위원회는 금융·재정, 전산·보안, 회계 분야 민간전문가를 과반 이상 포함해 구성된다. 선정된 은행은 오는 6월 약정을 체결한 뒤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서울시 자금을 관리하게 된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