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대명소노그룹 체제에서 '트리니티항공'으로 간판을 바꾼 티웨이항공이 시작부터 비용부담에 짓눌리는 모습이다. 리브랜딩 과정에서 항공기 재도색 등 추가 비용이 예상되는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고유가·고환율 부담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티웨이항공은 유가와 환율이 각각 10% 오를 경우 세후이익이 수백억원씩 줄어드는 구조다. 비우호적인 대내외 환경에 재무체력 회복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트리니티항공은 브랜드 전환 작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지난 1일 대구지방법원에 상호변경 등기를 마친 후 17일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종목명도 바뀌었다. 트리니티항공 측은 "트리니티로의 리브랜딩은 외부 상황을 감안해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트리니티항공은 사명과 기업이미지(CI) 교체를 비롯해 광고, 기내 용품 등 전반적인 브랜드 요소를 모두 바꿔야 한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항목은 항공기 도색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1대당 기존 티웨이항공 로고를 지우고 트리니티항공 도장을 새로 입히는 데는 일반적으로 5억~10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트리니티항공이 운용 중인 항공기는 총 46대다. B737-800 등 소형기가 33대, A330-300 등 중대형기가 13대다. 단순 계산하면 항공기 도색에만 최소 230억~460억원이 들어간다. 기종과 기체 크기에 따라 실제 비용은 달라질 수 있지만, 트리니티항공 입장에서 수백억원대 추가 지출이 불가피하다. 승무원 유니폼, 인쇄물, 기내 물품 교체 비용까지 더하면 관련 비용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현재 트리니티항공의 재무 상태를 감안하면 이 같은 비용 부담이 결코 가볍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트리니티항공은 영업손실 2655억원, 당기순손실 3383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상태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498.6%로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순차입금 비율도 643.8%에 달한다. 항공기 리스 부채가 재무제표상 부채로 반영되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재무 부담이 상당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도 트리니티항공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항공사는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등 주요 비용을 대부분 달러로 결제한다. 항공 연료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비용이다. 트리니티항공은 유가가 10% 오르거나 내리면 660억원 규모의 손익 변동이 발생하는 구조다. 환율이 10% 움직일 경우 세후이익도 628억원가량 영향을 받는다.
실제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해 12월 31일 배럴당 60.85달러에서 전날(20일) 95.93달러로 57.65% 뛰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447원에서 1475원으로 1.94% 올랐다. 이를 단순 적용하면 유가 급등에 따른 손익 부담은 약 3805억원, 환율 상승에 따른 손익 부담은 약 122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단순 합산 기준으로는 약 3927억원 규모다.
현재 티웨이항공은 중동발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부담을 낮추기 위해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 중이다. 이의 일환으로 5월 인천~푸꾸옥 노선을 전면 비운항하고, 인천~다낭·싱가포르 노선은 축소하기로 했다. 또 5~6월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하는 방안도 추진하며 비용 절감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현재 신청을 받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트리니티항공에 대해 "국제선 수요 회복과 장거리 노선 성장 가능성은 있으나, 유가·환율·리스료 변동 등으로 단기 수익성 회복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트리니티항공이) 이미 재무적인 상황이 좋지 않고 현재 업황도 힘든 만큼 리브랜딩 비용 지출에 따른 부담은 클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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