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미래컴퍼니'가 매출 급감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무차입 경영을 10년 이상 유지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전방산업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 속에서 재무 안정성과 기술 투자로 버티기에 나선 모습이다. 다만 이 같은 방어적 경영이 장기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신사업의 실질적 성과 창출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장비제조기업 '미래컴퍼니'의 2025년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29.2%를 기록했다. 2021년 7.3%였던 R&D 투자 비율은 2022년 5.5%, 2023년 9.3%, 2024년 17.7%, 지난해 29.2%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매출이 급감하는 국면에서 R&D 투자 비중이 오히려 확대됐다는 점에서 불황기 투자 강화라는 경영 기조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는 실적 급락 흐름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이는 2020년부터 CEO를 맡고 있는 김준구 대표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복강경 수술로봇 사업과 반도체 장비 사업 등을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김 대표가 단기 실적 방어보다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한 중장기 생존 가능성 확보에 무게를 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미래컴퍼니 관계자는 "매출이 줄더라도 R&D 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대표이사의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재무 전략 역시 보수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미래컴퍼니는 2013년 이후 13년째 무차입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실적 변동성이 큰 장비 산업 특성을 고려해 외부 차입에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고수하고 있다.
2013년은 김준구 대표가 최대주주에 오른 시점이기도 하다. 1981년생인 김 대표는 창업주인 고 김종인 회장의 차남으로, 2013년 지분 상속을 통해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과거에는 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많아 사실상 무차입 상태였다면, 최근에는 차입금 자체가 없는 '완전 무차입' 구조로 전환됐다.
지난해 기준 총차입금은 0원, 현금성 자산은 234억원으로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234억원을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379.5%, 부채비율은 20.2%로 외부 환경에 취약한 사업구조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고금리 환경에서 이자 부담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면서 불황기에도 R&D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재무적 여력을 확보한 셈이다.
다만 이러한 전략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과제는 여전히 '수익원 다변화'에 머물러 있다. 신사업이 의미 있는 매출을 창출하지 못하는 한, 디스플레이 장비 의존 구조는 유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주요 신사업 매출 비중은 전체의 20% 미만으로 파악된다. R&D 투자 확대가 실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이 한계로 지목된다.
미래컴퍼니의 주요 신사업인 수술로봇 사업은 해외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은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의 '다빈치'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글로벌 시장점유율 80% 이상, 국내 시장점유율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래컴퍼니의 수술로봇 '레보아이(Revo-i)'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누적 수술 2281회, 0% 개복 전환율 등의 성과를 기반으로 몽골, 튀니지, 파라과이 등으로 수출을 확대하며 중동·북아프리카·중남미 시장을 공략 중이다. 다만 보수적인 의료 시장 특성과 기존 장비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점유율 확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도체 장비 사업 역시 아직 초기 단계다. 최근 웨이퍼 표면 연마 가공 장비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 2월부터 양산에 돌입했다. 다만 반도체 장비 산업 역시 고객사 인증과 양산 적용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구조인 만큼 단기간 내 실적 기여도 확대를 기대하긴 어렵다.
미래컴퍼니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전환과 수술로봇 기능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사업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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