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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이사회 의장 겸직…김남구-배재규 닮은 꼴
김광미 기자
2026.04.22 07:35:13
금감원도 지적한 견제장치 없는 지배구조 답습…사외이사 전원 교수 출신 거수기 논란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1일 14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운용업은 타인의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수탁자 책임을 근간으로 한다. 이에 운용사의 지배구조는 단순히 경영 효율성을 넘어 자산 운용의 투명성과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로 작용한다. 특히 최근 금융사고발생 시 임원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 도입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산으로 자산운용사의 거버넌스 수준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어느 때보다 높다. 이에 딜사이트는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의 지배구조를 짚어본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이사회 조직도 (제작=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위원회 중심 지배구조를 갖췄지만 배재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면서 의사결정 권한이 경영진에 집중된 불균형을 엿보이고 있다. 이사회 독립성 역시 한국금융지주와 유사한 수준으로 계열사 전반에 문제 의식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을 얻는다. 


21일 딜사이트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2025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배재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구조 속에서 이사회 독립성이 지주 영향 아래 놓인 것으로 지적된다. 이번 평가는 ▲이사회 독립성 ▲경영 승계 투명성 ▲보수 체계 합리성 ▲이사회 전문성 및 다양성 ▲내부통제 실효성 등 5개 항목을 기준으로 진행했다.


이사회는 배재규 대표이사와 조준환 전무(경영기획총괄) 등 사내이사 2명과 성주호·이영주·권석준 사외이사 등 총 5인으로 구성됐다. 임원후보추천·보수·위험관리·내부통제·감사위원회 등으로 위원회 체계는 갖췄지만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맡는 구조에서 최종 의사결정 축은 경영진 중심으로 형성됐다. 사외이사가 위원회에 참여하는 구조와 별개로 이사회 본체의 권한 배분은 의장인 대표이사에게 집중된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 이사회 조직도 (제작=김민영 기자)

이런 구조는 한국금융지주 계열 전반의 지배구조 관행과 맞닿아 있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한국투자증권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주요 계열사에서 의장-CEO 분리 원칙이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이 지난 2005년 이후 11회 연임하면서 20년 가까이 이어진 의장 체제는 그룹 전반에 걸쳐 경영진 중심 의사결정 구조를 고착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자회사인 한투운용 역시 이 같은 지주 구조 영향 아래 놓이며 독립적 이사회 운영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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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도 이러한 구조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책무구조도 도입 과정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겸직을 미흡 사항으로 지적하며 "견제와 균형 원리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겸직을 유지할 경우 이를 보완할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운영 실태 역시 독립성 평가를 낮추는 요인이었다. 지난해 이사회는 21회 소집돼 50건의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했다. 출석률 100%, 찬성률 100%로 사실상 모든 안건이 이견 없이 통과되며 사외이사의 실질적 견제 기능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사외이사 전원이 계열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법적 제약은 없지만 동일 그룹 이해관계 아래 놓인 구조로, 독립적 판단보다는 그룹 방향성과 보조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


경영 승계 체계는 형식적 요건은 갖췄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CEO 후보군을 조준환 전무, 윤병문 CMO, 이미연 본부장 등 내부 인사 3명으로 구성하고 검증 절차를 운영했다. 비상 상황에 대비한 승계 계획도 마련돼 있다. 다만 후보군이 전원 내부 인사로 한정되면서 지주 중심 인사 체계 내에서 승계가 이뤄지는 구조가 유지됐다.


보수 체계는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됐다. 위원회는 사외이사 중심으로 구성돼 임원 보수와 성과평가를 심의·의결하는 구조다. 성과보수 지급 기준 등 기본 규정은 마련돼 있었으나, 펀드 운용 성과와의 구체적 연동 방식이나 성과급 환수(클로백) 기준은 제한적으로 명시됐다.


이사회 전문성과 다양성은 제한적인 범위에 머물렀다. 사외이사 3명 모두 대학 교수 출신으로 구성되며 금융·회계·법률 등 실무 기반 전문성 분산이 이뤄지지 않았다. 여성 이사 1명을 포함하며 성별 다양성을 확보했으나 최근 5년간 선임 이력 역시 교수 중심으로 반복되며 인적 구성이 특정 직군에 집중됐다. ESG위원회를 별도로 두지 않은 점도 최근 지배구조 흐름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내부통제는 위원회 중심으로 설계됐다. 내부통제위원회와 감사위원회를 통해 감독 체계를 구축했지만,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직 구조 속에서 최종 의사결정 권한이 경영진에 집중되면서 통제 장치의 실질적 작동 범위 역시 제약된 구조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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