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 귀재' 박혜린 회장이 이끄는 바이오스마트그룹의 성장 공식이 시험대에 올랐다. 그룹 내 상장사들의 저평가가 장기화되고, 시장 퇴출 요건 강화와 주주 중심 경영 요구가 맞물리면서 기존의 실적 중심 전략만으로는 기업가치를 설명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딜사이트는 이번 기획을 통해 바이오스마트그룹 주요 상장사를 중심으로 저평가의 원인과 계열사별 리스크, 밸류업 전환 가능성을 점검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티씨머티리얼즈'의 실적이 상장 1년 만에 뒷걸음질쳤다. 단순한 실적 둔화를 넘어 상장 당시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던 성장 가이던스와 실제 성과 간 괴리가 크게 벌어지면서 'IPO(기업공개) 신뢰도' 문제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IPO 과정에서 제시된 성장 시나리오의 신뢰성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씨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2991억원, 영업이익 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7.8% 줄었다.
문제는 실적 감소 폭보다 '예상 대비 괴리 수준'이다. 티씨머티리얼즈는 지난해 5월 상장 과정에서 매출 3592억원, 영업이익 179억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실제 매출은 예상치 대비 16.73% 낮았고, 영업이익은 무려 62.26% 하회했다. 상장 1년 만에 실적 가이던스가 크게 빗나가면서 투자자 신뢰에 적지 않은 균열이 발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89년 설립된 티씨머티리얼즈는 전력 인프라 구축에 쓰이는 절연선과 케이블을 생산하는 중전기 소재 업체다. 단기 유동성 악화로 회생에 돌입하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2023년 바이오스마트를 최대주주로 맞이한 이후 회생 절차를 마무리하고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상장 당시 '회생→정상화→상장'으로 이어진 스토리가 핵심 투자 포인트였지만, 첫 성적표부터 기대에 못 미치며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적 부진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에나멜 케이블과 초고압 케이블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된 데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압박받았다.
특히 원가 부담이 컸다. 주요 원재료인 구리 가격 상승이 직격탄이 됐다. SCR, 전기동, 바니쉬, 절연지 등 핵심 원재료 대부분이 구리 기반이라는 점에서 원가 구조 자체가 원자재 가격 변동에 크게 노출된 사업 구조다.
여기에 고객사 편중 구조도 실적 변동성을 키웠다. 티씨머티리얼즈는 수주 기반 사업 특성상 고객사 투자 사이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실제 상위 3개 고객사 매출 비중은 약 50% 수준이며, 지난해에도 2개 고객사 비중이 33%에 달했다. 결국 원가 상승과 매출처 편중이라는 리스크가 동시에 작동하며 실적 하방 압력을 키운 셈이다.
이 같은 위험 요인은 상장 당시 이미 예고된 바 있다. 티씨머티리얼즈는 상장 당시 투자설명서를 통해 고객사 대비 협상력이 낮고 매출처 편중이 지속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상장 이후 나타난 실적 부진은 '예상 밖 변수'라기보다 '이미 인지된 리스크의 현실화'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티씨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말 울산과 부산 소재 공장을 총 263억원에 양수했다. 공모자금 148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차입과 자체 자금으로 조달했다.
이 공장은 과거 회생 과정에서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매각했던 자산이다. 이번 재취득으로 생산능력 확대 효과는 없지만, 임차료 부담이 사라지면서 비용 구조 개선이 기대된다. 아울러 자산을 담보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재무 유연성도 높아졌다. 단기적으로 원가 부담과 수주 변동성에 따른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비용 구조 개선과 생산 기반 안정화라는 긍정 요인도 공존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실적 회복의 핵심 변수로 고객사 다변화를 꼽는다. 특정 고객 의존도를 낮추고 신규 수주를 확대할 경우 실적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외형 확대보다 중요한 것은 수익 구조의 안정화라는 지적이다.
관건은 향후 1~2년이다. 이번 실적 부진이 일시적 조정에 그칠지, 아니면 구조적 한계로 굳어질지는 향후 수익성 개선과 고객사 다변화 성과에 달려 있다. 동시에 IPO를 통해 제시했던 성장 스토리를 복원할 수 있을지 여부도 시장의 핵심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한편, 딜사이트는 티씨머티리얼즈 측에 상장 이후 고객사 확보 현황과 실적 개선 계획 등을 질의하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이에 공식 메일로 질문지를 보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