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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74배…채권형 49% > 주식형 23%
윤종학 기자
2026.05.01 09:20:15
① 전체 순자산 4분의 3은 채권·파킹형…알파수익 취지 따라 주식형 실력 높여야
이 기사는 2026년 04월 30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액티브ETF 순자산 추이. <출처=한국거래소>

[딜사이트 윤종학 기자] 국내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2017년 시장이 열린지 9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진짜 액티브 전략이 필요한 주식형 ETF의 비중이 20%대에 그치는 점과 종목 선별에 비중 조절을 더해 알파수익을 추구한다는 전략적 취지에 비춰보면 질적인 성장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액티브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4월14일 100조500억원을 기록하며 100조원을 넘어섰다. 2017년 6월 한국투자신탁운용·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KB자산운용 등 4개사가 채권형 액티브ETF 6종을 동시 상장하며 시장이 출범한 지 약 9년 만이다.


액티브 ETF 시장은 출범 첫해인 2017년 12월 1조3300억원에 불과한 작은 시장이었다. 주식형 액티브ETF가 처음 허용된 2020년 9월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외형이 확장됐다. 2021년 5월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ETF 시장에 합류했고, 주식형 액티브ETF 순자산이 늘어남에 따라 2022년 12월 전체 순자산이 1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2023년 32조원, 2024년 54조원, 2025년 91조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다 9년 만인 2026년 4월 100조원 고지를 밟았다. 출범 당시와 비교하면 약 75배 확대된 규모다.


그동안 액티브 운용은 뮤추얼펀드(개방형 공모펀드)의 영역이었지만 ETF가 지닌 거래 편의성과 낮은 보수, 실시간 가격 형성이라는 장점이 결합되면서 액티브ETF가 뮤추얼펀드 시장을 빠르게 대체했다. 실제 상품 다변화도 빠르게 진행됐다. 채권형 7종으로 출발한 시장은 9년이 지난 현재 299개 종목에 이른다. 주식형이 143개로 가장 많고, 회사채·국공채·만기형 등 채권형이 106개, 머니마켓·CD금리 등 기타 19개, 혼합자산·원자재·부동산·통화 등 31개로 구성됐다. 운용 영역도 한국 주식 및 채권을 넘어 미국 빅테크 밸류체인, 글로벌 AI·반도체, 미국 국채, 인도·중국 신흥국, 우주·바이오·로봇 등 글로벌 자산 전반으로 확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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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액티브ETF 시장이 본래 취지에 맞게 성장했는지는 다시 짚어 볼 필요가 있다. 100조라는 외형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액티브ETF 시장은 여전히 채권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액티브ETF 시장 자산 구성. <출처=한국거래소>

4월 14일 기준 채권형 액티브ETF 순자산은 48조6100억원으로 전체의 48.6%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더해 머니마켓·양도성예금증서(CD)금리·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등 초단기 금리형 상품이 포함된 기타 카테고리는 24조1600억원(24.2%)에 달했다. 둘을 합치면 72조7700억원으로 시장의 72.7%에 이른다. 반면 주식형 액티브ETF 순자산은 22조5800억원에 그쳐 22.6%에 불과했다. 주식형·채권형의 분류는 한국거래소(KRX) 분류체계를 기준으로 작성했다. 


순자산 상위 10종목에서도 자금 쏠림 현상이 단적으로 보여진다. 1위인 KODEX CD금리액티브(8조1160억원)부터 10위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1조7880억원)까지 모두 채권 또는 파킹형 액티브ETF다. 주식형은 한 종목도 포함되지 않았다.


사실상 채권 쏠림 현상은 지난 9년 내내 일관된 흐름이었다. 2020년 9월 주식형 액티브ETF가 처음 상장되기 전까지는 채권 100% 시장이었고, 주식형 도입 이후에도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22년 12월 시장 규모가 처음 10조원을 돌파했을 때에도 채권형 비중이 55.2%였고, 2024년 말 47.5%로 다소 낮아졌으나 머니마켓·CD금리형 등 파킹형 ETF를 합산하면 여전히 90%에 육박했다.


채권파킹형 ETF로의 자금유입은 퇴직연금·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내 위험자산 70% 룰(원리금 비보장 상품 편입 제한) 같은 제도가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운용사 입장에서 채권형은 대규모 기관자금을 끌어오기 용이한 통로다. 업계 관계자는 "연금·법인 자금이 단기 운용처를 찾으면서 머니마켓·CD금리형 액티브ETF가 사실상 ETF 옷을 입은 단기 자금시장으로 기능해왔다"고 귀띔했다.


이런 구조는 글로벌 표준과 비교해도 두드러진 국내 액티브 시장만의 특징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산하 경제분석국(DERA)이 지난 2월 발간한 보고서 'The Fast-Growing Market of Active ETFs'에 따르면 미국 액티브ETF의 자산 구성은 2024년 말 기준 주식형이 61.9%로 채권형(32.6%)의 두 배 가까이 컸다. 국내 액티브ETF 시장의 질적 성장이 필요한 이유다.


다만 변화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주식형 액티브ETF는 지난해 말 14조5200억원에서 올해 4월14일 22조5800억원으로 약 3개월 반 만에 8조원 늘었다. 같은 기간 채권형이 48조4900억원에서 48조6100억원으로 사실상 정체된 것과 대비된다.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3월10일 첫 상장된 KoAct 코스닥액티브·TIME 코스닥액티브 등 코스닥 액티브 2종이다. 두 상품에만 1조4500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KODEX 로봇액티브(5123억원)·TIME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3687억원) 등 로봇·AI 테마형 상품도 약진했다. 


액티브ETF가 100조 시대를 맞아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변곡점에 설 수 있을 지가 향후 시장의 관전 포인트다. 업계 관계자는 "ETF 400조 시대에 한 축인 액티브 ETF의 100조 돌파는 분명한 외형적 성과지만 진짜 액티브운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 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채권·파킹형이 만든 100조라는 숫자에 가려져 정작 알파 추구라는 액티브의 본질이 흐려져선 안 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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