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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1.1조…골드만이 자초한 딜 브레이크
서재원 기자
2025.12.19 08:40:16
국민연금 "GP 교체 아냐" 선 그었지만…자본시장 큰손 심기 건드려 매물 가치 훼손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8일 15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이지스자산운용 위탁운용사(GP) 교체설을 부인했지만 여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유한책임투자자(LP) 정보 유출은 실제 이뤄졌던 만큼 신뢰도 하락에 따른 불이익이 추후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본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점에서 이지스운용의 트랙레코드 훼손은 물론 매물이 가지고 있던 프리미엄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매각가격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주관사의 전략이 오히려 매물의 펀더멘탈과 밸류에이션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지스자산운용은 일각에서 제기한 국민연금의 자금 회수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지스운용 측은 "국민연금에서 자사의 M&A(인수합병)와 관련해 검토 중인 자산 회수건은 없다"며 "기존에 합의된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자산 관리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지스운용 공동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는 실사와 본입찰을 거쳐 최근 홍콩계 사모펀드(PEF) 힐하우스캐피탈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핵심 LP로 참여한 펀드 관련 정보가 인수 후보자(힐하우스·흥국생명·한화생명) 측에 전달된 정황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이후 국민연금이 LP 권한과 정보 통체 원칙이 훼손됐다고 지적하면서 자산 이관을 준비한다는 수준까지 논란이 확산됐다.


국민연금이 당장의 GP 교체설에 대해서는 선을 긋긴 했지만 향후 행보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정보 유출로 이지스운용과의 신뢰에는 금이 간 만큼 추후 자산 회수나 GP 교체가 실제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지스운용의 몸값 하락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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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주요 매출은 펀드 운용에 따른 관리보수와 일정 수익률을 달성할 때 수령하는 성과보수다. 작년 말 연결기준 이지스운용의 관리·성과보수(수수료수익)는 2363억원으로 전체 매출(3694억원) 64% 수준이다. 만약 국민연금이 출자한 펀드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해당 펀드에서 발생하던 관리·성과보수 유입이 사실상 중단되는 셈이다. 이지스운용의 전체 펀드 약정액은 26조원 규모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 자금은 2조원 수준으로 현재 시장 가치는 7~8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자본시장 큰 손인 국민연금이 움직일 경우 국내 공제회·연기금 역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 이탈할 경우 최대 수조원의 자금이 연쇄적으로 빠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으로 이 경우 이지스운용의 실적 악화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지스운용의 트랙레코드 훼손으로 국내 최대 부동산 운용사라는 프리미엄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초 이지스운용이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 자금을 기반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해 온 상황에서 이들의 심기를 건드린 만큼 펀더멘탈 자체가 훼손됐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힐하우스가 제시한 인수가(1조1000억원) 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책임론이 불거진다. 글로벌 IB로서 다양한 인수합병(M&A) 경험이 있는 두 하우스가 국내 연기금이 얽힌 운용사 매각에서 LP 동의 절차, 지배구조 변경에 따른 파장 등을 간과하면서 현재의 문제가 촉발됐기 때문이다. 매각 과정을 총괄하는 주관사가 아이러니하게도 매물의 평판과 펀더멘탈을 훼손시켜며 오히려 밸류에이션에 금을 가게 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글로벌 IB 가운데서도 가장 수수료가 비싼 곳으로 알려졌다.


이들 주관사의 매각 과정은 국민연금 뿐만 아니라 인수 후보자였던 흥국생명과의 갈등도 촉발시켰다. 지난 11일 흥국생명은 매각 절차가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며 이지스운용 최대주주를 비롯해 매각 주관사 관계자 등을 공정입찰 방해 및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흥국생명은 매각 측이 '프로그레시브 딜'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흥국생명의 입찰가를 힐하우스 측에 전달했고 더 높은 가격을 써내라고 제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당초 입찰 최고가를 제시한 흥국생명(1조500억원)보다 500억원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힐하우스가 우협으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프로그레시브 딜은 인수 후보자들로부터 추가적으로 가격·조건 제시 받으면서 매물 가치를 높이는 매각 방식이다.


다만 이에 대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M&A 절차가 시작되기 전 매도인과 자문사, 원매자가 '프로세스 레터'를 공유했고 서로 동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로세스 레터는 거래 진행방식 등을 설명하는 M&A 절차 안내서로 해당 안내서에는 '매도인이 매각 절차를 변경할 권리를 보유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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