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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논의에 카드업계 셈법 복잡
강울 기자
2026.01.21 07:00:18
금융지주 카드사, 내부 역할 분담…비금융지주 카드사, 선택지부터 좁아져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0일 10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11월 카드사·캐피탈사·신기술사업금융회사 CEO와 개최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금융위원회)

[딜사이트 강울 기자]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앞두고 은행 중심의 발행 구조가 유력한 방향으로 논의되면서 카드사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은 그룹 차원의 역할 분담을 통해 입지를 모색하는 반면, 자체 은행이 없는 카드사들은 제도 설계 단계부터 선택지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이 컨소시엄 지분의 과반(50%+1주)을 확보하는 구조로 제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통화 기능에 준하는 성격을 갖는 만큼 제도 초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신뢰'와 '안정성'을 꼽으며 감독 체계가 이미 확립된 은행을 중심에 두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결제·통화 안정성 관점에서, 금융위원회는 인가·감독 체계 측면에서 이 같은 방향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구조가 적용될 경우 발행과 함께 준비금 운용, 정산 구조 설계 등 수익과 권한의 핵심이 은행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카드사는 결제 연동과 유통 채널 제공 등 실사용 영역에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가맹점 네트워크와 결제 기술을 활용할 수는 있지만, 발행 수수료나 준비금 운용 수익 등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수익원으로서 역할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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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플랫폼 사업자나 결제 대행자 성격으로 역할이 한정될 경우, 거래량 확대와 무관하게 중장기 수익성 기여도는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발행 주체와의 수익 배분 구조에 따라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적 제약은 카드사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와 비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의 체감 온도는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신한·KB·하나·우리)는 은행이 발행을 맡는 컨소시엄 내부에서 결제·정산과 가맹점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구조를 전제로 역할을 확보할 수 있다. 직접적인 발행 수익은 제한되더라도, 그룹 내부에서 수익 배분이나 서비스 연계를 통해 전략적 입지를 유지할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반면 비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삼성·현대·롯데·BC)는 발행 컨소시엄 바깥에서 결제 대행이나 유통 채널 역할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과의 지분·지배 구조상 연계가 제한적인 만큼, 발행 구조 설계에 대한 영향력이나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수익 배분 측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이 발행 주체로 들어가는 구조가 사실상 기준이 된 상황에서, 자체 은행이 없는 카드사는 처음부터 선택지가 많지 않다"며 "결제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정도가 현실적인 대응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은행·금융지주 계열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염두에 두고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디지털자산 결제를 기존 카드 결제망과 연동하는 하이브리드 결제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BNK금융지주, iM금융지주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 세부안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은행과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발행 이후 역할과 사업 구조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본격화될수록 카드사 간 대응 여력과 전략적 고민의 차이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은행 중심 발행 논의가 심화되는 과정에서, 카드사가 단순한 결제 인프라 제공자를 넘어 어떤 부가가치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업계 전반의 과제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여신금융협회 주관으로 9개 카드사가 모두 참여하는 '스테이블코인 도입 2차 태스크포스(TF)'가 구성돼 지난 7일 첫 회의를 열었다. 여신금융협회는 제도화 논의에 공동 대응하는 한편,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카드 결제망에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오는 2월까지 정기적으로 TF 회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첫 회의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관련한 로드맵을 점검하며 큰 틀을 정리했다"며 "향후 법제화 논의에 대한 대응과 함께, 스테이블코인을 결제망에 어떻게 연계할지에 대한 실무 논의도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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