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쿠팡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소비자 이탈 우려를 일부 덜어냈다. 4분기 개인정보 유출 여파로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둔화됐지만 올해 들어 활성고객 지표가 기존 수준을 회복하면서 '탈팡' 효과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완화되는 분위기다. 쿠팡은 국내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동시에 성장사업의 외형 확장에 속도를 내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데 주력하며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설 전망이다.
2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9조1197억원, 영업이익 679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8%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3030억원으로 전년보다 3.2배 늘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연간 실적에 지난해 12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여파가 반영돼 있다는 점이다. 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2조8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15억원에 그치며 97% 급감했다. 당기순손실도 37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수익성이 크게 둔화됐지만, 연간 실적 전반의 흐름을 훼손할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탈팡' 영향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빠르게 잦아드는 분위기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활성고객 수는 246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만명 감소했지만, 올해 1월 들어 다시 기존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활성고객은 매출과 직결되는 핵심 지표인 만큼, 고객 기반이 다시 안정화되면서 쿠팡의 성장세도 올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쿠팡이 장기간 이어온 대규모 물류 인프라 투자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쿠팡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물류망 구축에만 약 6조 2000억원을 투입했으며, 2024년부터 올해까지 추가로 3조원을 투자해 물류 인프라 확충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물류 초격차' 전략을 통해 전국 단위 배송망을 촘촘히 구축하며 이른바 '쿠세권'을 확대해온 것이 고객 락인 효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개인정보 유출로 훼손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쿠팡은 올해도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미래 구축에 계속 집중하겠다"며 "고객 경험 개선과 서비스 비용 절감을 목표로 운영 전반에 걸쳐 한층 높은 수준의 혁신과 자동화를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로켓배송 투자 확대를 통해 상품 종류를 대폭 늘릴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하며브랜드 상품 라인업 강화를 위한 투자도 적극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성장사업 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 기조도 지속할 방침이다. 쿠팡의 성장사업 부문에는 대만 사업을 비롯해 파페치,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 해당 부문 매출은 7조326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하며 외형은 빠르게 확대됐다. 다만 조정 에비타(EBITDA) 손실은 1조4137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늘어나며 적자 폭도 함께 커졌다.
그럼에도 쿠팡은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예정대로 이어갈 예정이다. 회사는 성장사업 부문의 연간 조정 에비타(EBITDA) 손실 가이던스를 9억5000만~10억달러 수준으로 제시했다. 이는 2025년보다 확대된 투자 규모를 전제로 한 수치다. 단기 손실 부담보다 시장 선점과 구조적 경쟁력 확보에 무게를 두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 의장은 성장 사업 부문과 관련해 "대만 사업은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세 자릿수 성장을 재차 기록하며 초고속 성장하고 있다"며 "쿠팡이츠는 지속적으로 잠재력을 보고 있으며 일본 '로켓나우' 사업 역시 초기 단계지만 고객 유지율과 참여 추세가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파페치에 대해서는 "인수 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성장했고 전반적인 재무지표 역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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