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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의 남자 이준희, 벤처캐피탈 협회 4연임 시도
김규희 기자
2026.05.29 11:00:17
'2+1+1년' 임기 지냈지만 중소벤처기업부 주도로 유임 가닥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8일 16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준희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근부회장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 이준희 상근부회장이 4연임에 도전한다. 과거 박영선 전 장관 시절 중소벤처기업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내 '장관의 남자'로 불리던 인사라 이재명 정부를 맞아서도 여권 내에서 신임을 얻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협회 안팎에선 4년 이상의 장기 집권은 지나치다는 반발 기류도 나타나고 있다.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협회에 내정을 종용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벤처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VC협회는 최근 이 상근부회장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하는 방향으로 내부 의견을 모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인 VC협회는 이사회와 총회를 거쳐 상근부회장을 선임해왔다. 업계 인사이면 상근부회장에 오를 자격이 되지만 그동안 줄곧 중기청이나 중기부 출신 고위 관료들이 독점해오다시피 했다. 협회가 집행하는 일부 사업 예산을 중기부가 지원한다는 등의 이유로 주무부처가 사실상 인사권을 행사해 온 관행 탓이다. 이번에도 협회의 자율적 선임 권한 대신 중기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상근부회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박영선 장관 시절 중기부에서 기조실장을 지낸 고위 관료 출신이다. 이후 윤석열 정부 초기인 2022년 9월 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처음 임명됐다. 협회 상근부회장의 통상 임기는 기본 2년에 1년을 더하는 '2+1년' 체제다. 이 상근부회장은 2024년 9월 1년 임기 연장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후임 선임이 무산되면서 자동으로 임기가 1년 더 늘어났다. 지난해 9월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3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이 상근부회장은 이미 임기 3년에 임시 임기 1년까지 총 4년을 채운 상황에서 중기부의 엄호 아래 다시 1년 연임을 도모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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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안팎에서는 내홍 수준의 비판도 흘러나온다. 임기 연장을 둘러싼 과거 행적이 문제가 되어서다. 협회는 지난 2024년 9월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거쳐 이 상근부회장의 1년 연임안을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는 임기 만료 이후라도 후임자가 선임될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하는 안건을 함께 의결했다. 기존에는 후임자가 선임되지 않으면 임기 만료와 동시에 즉시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사실상 특정 인사를 위해 퇴로를 열어두는 예외 조항을 만든 셈이라는 게 당시 협회 안팎의 중론이었다. 이 조항은 결과적으로 지난해 9월 중기부의 인선 지연을 빌미로 이 상근부회장의 임기가 자동으로 1년 더 연장되는 결정적 발판이 됐다. 특정인을 위한 맞춤형 규정 개정이라는 비판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이유다.


연임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퇴직금 특혜 의혹은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협회 규정상 상근부회장직 재임 기간이 길어질수록 퇴직금 지급률에 높은 가산이 붙는다. 이번에 연임이 최종 확정되면 이 상근부회장은 과거 경력을 포함해 사실상 10년치에 달하는 거액의 퇴직금을 수령하게 된다. 회원사들이 납부한 회비로 운영되는 협회 재원을 특정 개인의 장기 집권 보장과 퇴직금 증액에 활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회원사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협회가 주무부처의 관치 행정에 밀려 특정 관료 출신 인사의 노후를 보장하는 기구로 전락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이 상근부회장의 대관 능력과 업무 연속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이 상근부회장은 재임 기간 중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주도하며 업계 숙원 과제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중기부 모태펀드 출자 규모를 연간 5000억원대 수준으로 방어해 시장 자금줄 역할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벤처 투자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검증된 인사가 정책 조율을 이어가는 것이 조직 안정에 부합한다는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근부회장의 대관 능력과 정책 연속성도 무시할 수 없지만 특정 인사의 임기가 비정상적으로 연장되는 것은 조직의 건강성을 해친다"라며 "주무부처의 압박에 흔들리기보다 업계 발전과 인적 쇄신을 고려한 투명한 인선 절차가 정착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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