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부산기술창업투자원이 벤처캐피탈(VC)과 액셀러레이터(AC)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최근 VC 사장단 연찬회를 부산으로 끌어온 데 이어 수도권 운용사가 부산에 지사를 설립할 경우 업무공간을 무상 제공하는 파격 지원책까지 꺼내 들었다. 이는 단순한 일회성 인센티브를 넘어 서울·수도권에 집중된 벤처금융을 남부권으로 확장하려는 지자체와 정책금융기관의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VC 업계에 따르면 부산창투원은 최근 수도권 VC·AC를 대상으로 부산 지사 설립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핵심 카드는 무료 사무공간 제공이다. 운용사의 초기 정착 비용인 임차료와 고정비 부담까지 덜어주는 지원은 업계에서도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창투원의 이러한 행보의 중심에는 한국성장금융 출신의 서종군 부산창투원 원장이 있다. 오랜 기간 정책금융 현장에서 축적된 서 원장의 네트워크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부산시의 정책적 드라이브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초 서 원장이 취임한 이후 부산창투원의 다각도 유치 노력에 힘입어 이미 11개에 달하는 수도권 VC·AC가 부산에 새롭게 둥지를 틀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비전에쿼티파트너스가 부산창투원의 투자사 전용 거점 공간인 '티움'으로 본사를 이전하며 첫 사례를 만들었다. 이를 계기로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한 투자 활동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복안이다.
서종군 원장은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투자만 검토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부산에 상주 인력을 두고 지역 기업들과 꾸준히 교류하도록 하는 것이 이번 지원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소형 VC들 사이에서는 이번 공간 무상 지원이 현실적인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사를 설립할 경우 상주할 인력이 필요하고 사무실 임차 비용까지 추가로 발생하는 만큼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 중소형 VC 대표는 "지자체들이 투자 유치를 이야기하는 경우는 많지만 실제 업무 공간까지 무상 제공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며 "고정비 부담이 사라진다면 지역 유망 기업을 발굴하는 거점으로 부산을 최우선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서종군 원장의 이 같은 맨파워는 최근 VC 사장단 연찬회의 부산 유치 과정에서도 확인됐다. 올해 연찬회는 당초 전북 개최가 유력한 상황이었으나 서 원장이 직접 뛰어들어 부산의 입지 조건과 지역 투자 활성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경쟁이 이뤄졌고 결국 부산이 낙점됐다. 정부의 지역 균형 성장 및 남부권 금융 육성 기조와 맞물려 첫 지방 연찬회 개최지로서 부산이 가진 상징성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학균 VC협회장은 "정부의 정책적 지향점과 지역 벤처·금융 육성을 고려할 때 부산을 첫 개최지로 선정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내부적 공감대가 있었다"며 "부산창투원 측의 적극적인 의지도 유치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부산 벤처투자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산업은행 역시 부산에서 VC와 지역 스타트업이 참여하는 'KDB 브이런치(V:Launch) 남부권 펀드 세션'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단순한 IR을 넘어 지역 성장 펀드 조성과 실질적인 투자 연계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산은이 현재 추진 중인 3450억원 규모의 '2026 남부권 지역성장지원펀드' 출자사업 역시 부산을 중심으로 한 남부권 벤처 생태계에 대규모 마중물을 공급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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