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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토중래 중국통 김진하…한중관계 개선에 기대
김현호 기자
2026.02.24 07:20:16
사교형 네트워크 대신 성과로 증명…출자사업 쓴맛 봤지만 왕년의 저력 살아날지 주목
이 기사는 2026년 02월 23일 0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모험자본의 역할이 커지며 벤처투자 시장에도 새로운 기대가 모이고 있다. 다만 시장의 마중물이 되는 출자 규모가 확대될수록 대형 운용사로의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정책·민간자금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운용자금을 총괄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존재감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유력 벤처캐피탈리스트를 조명한다.
김진하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김진하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꼽힌다. 서울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뒤 중국 현지에서 커리어를 쌓았고 유안타증권 상해 수석대표를 지내며 네트워크와 시장감각을 키운 인물이다. 200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국 기업인 음향기기 업체 쓰리노드(3NOD)를 코스닥에 상장시킨 사례는 김 대표가 중국 및 크로스보더 투자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밑그림이 됐다는 평가다. 


비슷한 시기 중국 시장에서 경쟁했던 엠벤처투자(현 에스유앤피)와 비교하면 김진하 대표의 행보는 확연히 대비된다. 1세대 벤처캐피탈리스트로 꼽히는 홍성혁 전 대표가 이끈 엠벤처투자는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사 지위를 상실했다. 하지만 린드먼아시아는 상장사 체제에서 운용 외형과 딜 파이프라인을 꾸준히 넓혀 왔다. 나아가 중국 내 존재감 확대를 발판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자금을 바탕으로 잇따라 펀드를 결성하며 하우스의 영향력을 키웠다.


린드먼아시아의 성장 궤적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김 대표는 2006년 하우스를 설립한 뒤 2018년 코스닥 상장을 이끌며 중국형 트랙레코드를 제도권 자본시장 스토리로 확장했다. 이후 VC와 PE를 합친 운용자산(AUM)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며 하우스 외형은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커졌다. 지난 2021년에는 72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세우기도 했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김 대표 특유의 투자 철학이 자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식 투자를 지양하고 내부적으로 최소 기대수익률을 8%로 설정해 보수적이지만 영속적인 투자 철학을 유지해 왔다. 공격적인 베팅보다 손실 가능성을 먼저 계산하고 외형 확장보다 원금 방어를 우선시하는 철학은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강점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벤처투자 시장이 과열과 냉각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보수적 운용은 LP로선 안정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또 그는 관계 중심의 사교형 네트워크로 움직이는 VC 문화와는 달리 골프와 술자리에 기대지 않고 딜과 성과로 신뢰를 쌓는 스타일에 가깝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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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같은 시장과의 거리두기가 때로는 고립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는 점이다. 린드먼아시아는 지난해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서 연이어 탈락하며 펀드레이징 동력이 약해졌고 같은 해 벤처투자를 거의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얻는다. 실제로 지난해 6월 프로젝트 펀드인 헬스원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하고도 투자에 나서지 않아 의구심을 사기도 했다. 헬스원벤처투자조합은 전자부품 제조사 솔루엠이 사실상 전액을 지원하며 결성한 펀드로 린드먼아시아가 솔루엠에 먼저 접촉해 헬스케어 투자를 권유했고 솔루엠은 뷰티 헬스케어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자 백기사로 나섰다. 대표 펀드매니저는 김진하 대표가, 운용 인력으로는 안성제 상무가 참여했다.


중국 시장에서 입증한 실행력과 보수적 투자 철학이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국면 전환기에도 그대로 통할지는 미지수다. 김진하 대표에게 남은 숙제는 정책자금 트랙의 흔들림과 펀드 집행 공백 등 악재가 겹친 국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LP와 시장의 신뢰를 다시 쌓아 올리느냐에 있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올해 초부터 시작된 국민성장펀드 조성과 출자로 정책성 자금이 시장에 본격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기회 요인이 늘고 있지만 린드먼은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중 우호관계 개선을 기점으로 왕년의 네트워크를 재가동하고 투자 파이프라인의 실체를 보여준다면 전성기를 돌려놓을 수 있을 거란 평가다. 정책 자금이 유입되는 구간에서 선제적으로 트랙레코드를 쌓아 살아 움직이는 하우스라는 신호를 시장에 남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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