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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 없는 TV·가전…AI 대중화 성과는 '글쎄'
김주연 기자
2026.04.08 09:00:19
①지난해 VD·DA 영업손실…AI 가전에 대한 소비자 우려도 걸림돌
이 기사는 2026년 04월 07일 14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의 삼성전자 VD·DA 사업부 실적. (그래픽=오현영 기자)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사장이 취임 1년을 맞으면서 TV·가전 사업에서 인공지능(AI) 전략의 성패가 시험대에 올랐다. 모바일에서 입증한 AI 확장 전략을 가전으로 넓히고 있지만,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 공세가 겹친 상황에서 시장의 체감도를 끌어올리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노태문 사장은 지난 1일 DX 부문장에 취임한 후 1년을 맞았다. 노 사장은 지난해 한종희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유고로 지난해 4월 1일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았으며, 이후 11월에는 정기 인사를 통해 정식 부문장으로 올라섰다.


노 사장이 DX부문장으로 취임한 이후 집중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다름 아닌 AI 가전 대중화다. MX부문장으로서 일궈낸 '갤럭시 신화'의 DNA를 TV와 가전에도 이식하려는 전략이다. 그가 지난해 DX부문장 직무대행으로 취임 한 달 후 수행한 첫 공식 일정 역시 가전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업계에 따르면 노 사장은 당시 대구광역시의 삼성스토어 매장을 방문해 터치스크린 'AI 홈'을 탑재한 세탁기 '비스포크 AI 콤보' 등 가전 제품을 살펴봤다.


노 사장은 갤럭시 흥행을 이끈 AI 확대 전략을 TV·가전 분야에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기존의 AI 가전이 개별 기능 고도화나 스마트싱스를 활용한 연결성을 중시했다면, 노 사장은 제품과 서비스, 모바일까지 함께 묶는 통합 AI 경험을 중시하고 있다. 기존 프리미엄 제품뿐 아니라 보급형 제품에까지 AI를 확대하는 'AI 대중화'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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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AI 가전은 주로 자동화 기능과 전력 절감 등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용자의 가전 사용 패턴을 분석해 자동으로 소비 전력을 최적화하거나 특정 요일·시간·날씨에 따른 조건을 설정해 제품 작동을 자동화한다.


AI 대중화 전략은 중국 가전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며 제품을 차별화하기 위한 복안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하이얼은 지난 2009년 글로벌 대형 가전 부문 세계 판매 1위에 오른 이후 지난해까지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냉장고, 냉동고, 세탁기, 와인 셀러 등도 1위를 함께 차지했다. 중국 업체들은 압도적인 물량 전략과 더불어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세를 키워가고 있다. 하이얼은 제네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부문과 뉴질랜드 가전업체 피셔앤페이켈(F&P Appliance), 일본 산요의 백색가전부문을 인수한 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AI 가전 전략은 실적 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세트 부분을 담당하는 DX부문은 지난해 연간 매출 188조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2조9000억원으로 전년 영업이익(12조4000억원)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중 TV와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VD·DA사업부는 연간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에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3분기 영업손실 1000억원, 4분기 영업손실 6000억원으로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연간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AI 가전 대중화 전략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물론 제품 교체 시기가 길어지는 추세인데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서 TV와 가전의 수요가 낮아지는 등 업황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AI 가전에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26' 행사 직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최근 발표된 설문조사 결과도 AI 가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섞인 '복잡한 심경'을 드러낸다.


업계에 따르면 리서치 플랫폼 기업 오픈서베이는 최근 'AI 가전 트렌드리포트 2026'을 통해 AI 가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지난 3월 11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됐다.


그 결과, AI 가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도 커졌지만, 우려하는 반응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I 가전을 경험한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기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해 82.7%에서 88.0%로 늘었으며, 우려한다는 응답도 47.5%에서 55.4%로 늘었다. 비경험자의 경우 기대한다는 응답이 79.3%에서 76.4%로 감소했으며, 우려한다는 응답은 43.3%에서 49.2%로 늘었다.


응답자들이 AI 가전에 대해 우려하는 점은 비싼 가격과 사생활·개인정보 유출 위험이었다. AI 가전에 대한 우려점을 물었을 때 58.3%가 1·2순위로 비싼 가격과 사생활·개인정보 유출을 꼽았다.


또한 AI 가전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덩달아 증가하는 와중에 비싼 가격 대비 AI 기능에 대한 체감 가치가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픈서베이는 "AI 가전 구입 의향은 전반적으로 높지만, 비싸도 사겠다는 응답은 여전히 낮다"며 "가격 프리미엄을 납득하기엔 AI 기능의 체감 가치가 아직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설문 결과는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AI 가전 대중화 전략에 소비자 인식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중국 가전 업체와의 경쟁에서 차별화를 위해 AI 가전을 내세우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AI 가전을 사용할 때 체감되는 효용성을 증진할 만한 기능을 탑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AI 가전이 프리미엄 가전으로 분류되는 만큼 가격 대비 효용성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년 전부터 제품의 프리미엄·고급화를 추진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한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데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떨쳐낼 수 없었다"며 "AI 가전의 경우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나 가치가 조금 모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가전의 경우 기존 프리미엄 가전과 별 차이가 없다는 인식이 큰 것도 사실"이라며 "게다가 AI 기능을 수행하려면 고객 데이터 수집을 필요로 하는 만큼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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