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수협중앙회와 Sh수협은행의 경영 리더십이 동시에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과 신학기 Sh수협은행장이 각각 내년 초와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만큼 회장·행장 선출 프로세스 시기도 겹치게 되면서다. 중앙회와 은행의 최고 의사결정 라인이 사실상 동일한 시기에 재편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수협 내부 경영권 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중앙회는 올해 말부터 차기 중앙회장 선거 준비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 노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현행 수협법(수산업협동조합법)상 중앙회장 임기가 4년 단임으로 제한되는 만큼 차기 회장 선거는 새 인물을 선출하는 구도로 진행된다.
수협중앙회장 선거는 간선제 방식이다. 회장 1명과 전국 회원조합장 91명 등 총 92명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조합원 전체가 직접 투표하는 구조가 아닌 만큼 조합장들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중앙회장 선거는 수협 내부 권력 구조를 가르는 핵심 이벤트다. 중앙회장은 공식적으로는 비상근 명예직 성격이 강하지만 실제로는 회원조합과 중앙회, 은행 및 계열 조직 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로 평가된다. 사실상 수협의 인사와 사업 방향, 중앙회와 은행 간 역학 구도까지 좌우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차기 회장 선거를 둘러싼 물밑 경쟁도 점차 가열될 전망이다.
은행장 인사는 좀 더 빠르게 본격화될 전망이다. 신 행장의 임기는 올해 11월까지다. 통상 임기 종료 3개월 전부터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가 구성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8월부터 차기 행장 선임 절차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수협은행장 선임은 행추위 인사들의 합의를 통해 당락이 결정된다. 행추위는 해양수산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당국 추천 인사와 수협중앙회 추천 인물 등으로 구성된다. 직전인 2024년 행추위에는 오규택 이사(금융위원회 추천), 남봉현 이사(해양수산부), 이석호 이사(기획재정부) 등이 참여한 바 있다. 수협은행장 선임은 행추위원의 만장일치가 필요한 구조로, 당국과 중앙회 모두의 눈높이를 충족해야만 최종 임명이 가능하다.
수협은행장은 중앙회장과 달리 연임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신 행장 역시 연임을 염두에 둘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연임 여부는 실적과 내부 평가, 중앙회와의 관계, 당국 시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강신숙 전 행장도 연임을 시도했지만 최종적으로 불발된 바 있다.
이번 인사는 시기적으로 수협이 추진하는 중장기 사업구조 재편 전략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2022년 공적자금 조기상환을 계기로 수협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 전환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사업 다각화를 완성한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지주사 전환의 추진 속도도 이번 인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차기 중앙회장 선거와 은행장 인사 시기가 맞물리면서 내부 역학 구도가 한층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앙회장 선거에서 어떤 인물이 부상하느냐에 따라 은행장 연임 또는 교체 기류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은행장 인사가 먼저 윤곽을 드러낼 경우, 차기 중앙회장 선거 구도에도 일정 부분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협은 중앙회가 은행을 100% 소유한 구조인 만큼 중앙회장과 은행장 인사가 별개로 움직이기 어렵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는 인사 국면이 향후 수협 금융 전략의 방향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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