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Sh수협은행이 상상인증권 인수에 나선 배경에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지배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상상인과 특수관계인이 6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이전이 비교적 수월하고 협상 상대도 명확하다는 점이다. 비은행 계열사를 늘려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겠다는 목표에 부합한 딜이라는 평가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h수협은행은 최근 상상인그룹과 상상인증권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3분기까지 단독으로 협상하는 독점적 협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수협은행은 삼일PwC와 법무법인 김앤장 등을 자문사로 선정해 실사를 진행 중이다. 실사를 마친 뒤 가격 등 최종 거래 조건을 확정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Sh수협은행은 그동안 비은행 부문 확대를 위해 다양한 금융사 인수 가능성을 검토해왔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애큐온캐피탈을 비롯한 캐피탈사와 저축은행 등이 매물로 나올 때마다 Sh수협은행은 1순위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내부적으로도 여러 금융사를 검토했지만 거래 규모와 사업 시너지, 자본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실제 인수전 참여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업계에서는 상상인증권이 수협은행의 인수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매물이라고 보고있다. 최근 들어 캐피탈과 저축은행 매물이 잇따라 등장했지만 증권사 경영권 매물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금융당국이 신규 증권사 인가를 사실상 내주지 않으면서 기존 증권사 라이선스의 희소성이 커진 영향이다. 실제 거래 가능한 곳이 제한적인 만큼 증권사의 경우 잠재 매물로만 거론돼도 원매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상상인증권은 최대주주인 상상인과 특수관계인이 약 64.8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이전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다는 평가다. 소액주주 지분은 약 33.94% 수준으로 지분이 분산된 다른 상장 금융사보다 거래 구조가 명확하다는 점 역시 원매자 입장에서는 부담을 덜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한양증권의 경우 KCGI 컨소시엄 측이 인수한 지분은 29.59%에 그쳤다. 반면 소액주주 지분율이 49.87%로 절반에 육박하는 데다 한양학원(4.99%)과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4.05%) 등 기존 대주주 측이 일부 지분을 계속해서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향후 주주총회나 주요 사업 재편 과정에서 기존 주주나 소액주주의 입김이 작용할 변수가 남아있는 셈이다.
반면 상상인증권은 최대주주 측 지분만으로 경영권 이전이 가능한 구조라는 점에서 지배구조 개편도 비교적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h수협은행은 금융지주 산하 은행이 아닌 수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한 특수은행이다. 대규모 M&A를 추진할 경우 금융지주 차원의 자금 지원을 활용할 수 있는 대형 시중은행과 달리 중앙회의 출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구조다. 실제 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로부터 2021년 1000억원, 2023년 2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Sh수협은행은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의 대형 금융사보다는 중소형 규모의 금융사 매물을 중심으로 검토해왔다. 앞서 인수 가능성을 타진했던 네덜란드 라보은행 계열인 데라게란덴 역시 예상 매각가는 1000억원 안팎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상상인증권 매각가가 2000억원 수준인 만큼 Sh수협은행의 인수 전략과도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수협중앙회의 금융지주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수협중앙회는 비은행 부문 다각화를 목표로 삼고 NH농협금융지주, DGB금융지주를 롤모델로 삼아 2030년까지 금융지주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인수해 Sh수협자산운용으로 재편한 데 이어 상상인증권까지 품을 경우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 NH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농협금융과 유사한 종합금융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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