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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옥션'의 그림자
이슬이 기자
2026.01.08 08:25:12
법적 공방으로 얼룩진 이지스운용 매각…수수료만 좇기 바쁜 글로벌 IB 민낯
이 기사는 2026년 01월 07일 09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모건스탠리, UBS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자본시장에서 갖는 상징성은 절대적이다. 국내 기업들이 높은 수수료에도 조 단위 인수합병(M&A) 딜의 주관사로 이들을 찾는 이유 역시 명확하다. 단순히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 그 이름이 보증하는 자문 과정의 전문성과 공신력을 사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주관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을 두고 벌어진 법적 공방은 이러한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인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와 경쟁했던 흥국생명은 이지스자산운용 측과 매각주관사를 공정입찰 방해 및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고소한 상황이다. 본입찰에서 최고가를 써냈던 흥국생명은 주관사 측이 프로그레시브 딜(Progressive Deal)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들이 써낸 금액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는 근거가 아닌 더 높은 가격 입찰을 유도하기 위한 '미끼'로 전락했다는 주장이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프로그레시브 딜은 시장에서 '골드만옥션'이라 불릴 정도로 골드만삭스가 몸값 올리기에 자주 사용해 온 수법이다. 본입찰에 참여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다시 가격 경쟁을 붙여 매각가를 높이는 방식으로 미술품 경매처럼 끝없는 눈치 싸움을 유도하는 것이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더 높은 매각가를, 주관사는 더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원매자 입장에서는 실제 가치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되고 이 때문에 '승자의 저주'에 빠지기 쉬운 구조다. 


사실 골드만삭스의 이런 방식은 그간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보여온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과거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당시 골드만삭스는 고객에게는 위험 상품을 팔면서 뒤로는 그 상품의 폭락에 베팅해 이득을 챙겼다. 아케고스 사태 때는 시장 혼란은 무시한 채 가장 먼저 담보물을 처분해 자기 자산 회수에 바빴다. 전세계적으로 이익만 좇는 악독한 투자은행이라 비판받아온 그들의 행보가 국내에서는 골드만옥션을 통해 반복되며 시장의 신뢰를 깎아먹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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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논란의 핵심은 결국 '기망' 여부다. 매각주관사가 프로그레시브 딜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음에도 해당 방식으로 가격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공모했다면 주관사로서의 최소한의 윤리마저 저버린 행위다. 결국 수수료 수익에만 매몰돼 기본적인 정보 통제와 공정성을 뒷전으로 미룬 탓에 결과적으로 딜 전체를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넣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간 국내 M&A 시장에서는 '글로벌 IB니까'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고압적인 관행을 어느 정도 묵인해 온 면이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처럼 그런 관행이 시장의 룰(Rule)을 무너뜨리는 순간 글로벌 IB라는 간판은 더 이상 면죄부가 될 수 없다. 한국 시장을 단순히 수수료만 챙겨 떠나면 그만인 곳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면 이제는 오만한 관행 대신 책임 있는 변화를 보여줘야 할 때다. 글로벌 IB라는 이름이 기망과 독점적 횡포의 대명사로 남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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