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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확충에도 내부 진통…푸본현대생명, 임단협 5개월째 표류
이솜이 기자
2026.02.27 09:30:16
적자 축소 흐름 속 노사 이견 지속…장기근속 포상 조정 논란
이 기사는 2026년 02월 26일 14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Nano banana pro)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푸본현대생명보험이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노사 갈등까지 겹치며 경영 정상화 과정에 변수가 늘고 있다. 최근 대주주인 푸본금융지주의 7000억원대 유상증자 참여로 자본 여력은 단기간에 개선된 상태다. 적자 폭은 축소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흑자 전환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에서, 조직 내부 갈등이 회복 속도를 좌우할 요인으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푸본현대생명은 2022년 2019억원, 2023년 1105억원, 2024년 34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규모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이 849억원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연간 기준 4년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적자 폭이 줄고 있다는 점은 구조 개선의 신호로 해석될 여지도 있지만, 아직 안정적인 이익 체력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주요 배경으로 지목한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전체 수입보험료 2조5011억원 중 퇴직연금이 1조6471억원으로 66%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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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은 수수료 기반 수익률이 낮고 운용이익 및 금리 환경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품군이다. IFRS17 체계에서는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면서 금리 변동에 따른 책임준비금 부담이 확대될 수 있어 손익 변동성이 커지는 구조다.


특히 보장성 보험 비중이 높은 대형 생보사와 달리 퇴직연금 편중도가 높은 중소형사는 금리 사이클 변화에 실적이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본현대생명은 누적 적자로 자본건전성 관리 부담이 가중되자 대주주의 유상증자 지원을 받으며 한숨 돌린 상황이다. 푸본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푸본현대생명이 단행한 7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푸본현대생명의 최대주주는 푸본생명(보유 지분율 83.22%)으로, 푸본금융지주의 자회사다.


이번 증자 이후 지급여력(K-ICS)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174.14%에서 4분기 약 230% 수준으로 개선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단기 유동성 방어 차원을 넘어 한국 시장에 대한 대주주의 전략적 의지를 재확인한 조치"라는 해석과 "추가적인 수익구조 개선 없이는 자본 확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신중론이 동시에 제기된다.


이처럼 재무 체력이 일부 회복된 가운데 노사 갈등은 또 다른 부담 요인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푸본현대생명지부는 지난해 10월 2025년도 임단협 교섭을 시작한 뒤 10여 차례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3.2~3.3% 임금 인상을 요구했고, 사측은 2.8%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장기근속자 복지 축소 여부다. 그동안 푸본현대생명이 직원 근속연수에 따라 금(金)으로 지급해 온 포상 규모를 현금 가치로 환산했을 때 20년~30년차 직원들의 수령액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노조 집계에 따르면 기존 금(金) 지급 기준의 현금 환산액은 ▲5년 10만원 ▲10년 200만원 ▲15년 700만원 ▲20년 1200만원 ▲25년 1850만원 ▲30년 2700만원이다. 반면 사측 제시안은 ▲5년 50만원 ▲10년 300만원 ▲15년 400만원 ▲20년 700만원 ▲25년 800만원 ▲30년 900만원으로, 단기 구간은 확대되지만 20년 이상 장기근속 구간에서는 수령액이 노조의 요구와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노사 대립으로 내부 결속력이 흔들리면서 경영 위기 극복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놓는다. 노조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 직원들의 조합 가입률은 10%(약 45명)에 그친다. 다만 회사는 그간 노조와의 합의안을 토대로 전 직원 동의를 거쳐 보상체계를 확정해왔다. 단체협약이 사실상 전 직원에게 확대 적용되는 관행이 자리 잡으면서, 가입률과 무관하게 임단협 결과가 전사 인사·보상 정책의 기준점으로 작용하는 구조였던 셈이다.


양웅식 푸본현대생명 노조 지부장은 "적자 상태에서 임금을 업계 최저 수준으로 맞출 수밖에 없는 현실에는 일정 부분 동의하나, 장기 근속자들에게 돌아가는 복지 혜택을 과도하게 깎는 부분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막상 임원들은 고액의 연봉을 수령해가는 현실에서 직원들의 처우만 줄이려는 행보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재무적 안전판은 일단 마련됐지만, 근본적인 수익구조 다변화와 조직 내부 안정 없이는 체질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사 협상의 향배가 단순 임금 인상률을 넘어 경영 정상화 속도를 가늠할 바로미터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딜사이트는 푸본현대생명 측에 노사 임단협과 관련해 수차례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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