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차장] 하나금융그룹의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인수전 참여는 처음부터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행보였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소위 '간보기'에 그칠 것이란 의심이 더 컸다. 의향서 제출 소식이 전해진 후 얼마 안 돼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역시 이같은 관측에 힘을 보탰다.
컨콜에서 하나금융이 제시한 인수 추진 조건은 시너지, 자체경쟁력, 사업의 지속가능성이다. 냉정히 평가하면 예별손보는 이중 어떤 항목도 충족시키기 어려워 보인다. 이미 계열사인 하나손해보험이 적자 행보를 지속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예별손보 인수는 마이너스(-)에 또다른 마이너스를 보태는 결과로 귀결될 위험성이 크다.
이미 적자늪 속인 하나손보는 공교롭게도 하나금융이 마지막으로 수행했던 M&A(인수합병)의 결과물이다. 2020년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사명을 바꾼 하나손보는 지난해에도 47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최근 4년간 발생한 적자 규모만 2185억원이다. 이런 경험을 안고 있는 하나금융이 부실 딱지가 붙은 매물을 흔쾌히 인수할 것이라 생각하긴 쉽지 않다.
오히려 주목해야 할 부분은 M&A에 대한 하나금융의 기조 변화다. 하나금융은 컨콜에서 M&A와 관련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스터디를 하고 있다"는 배경 설명을 내놨다. 예별손보 인수전 참여도 이같은 스터디의 일부이자 본격적인 매물 탐색을 위한 사전 답사일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외부적으로도 하나금융은 M&A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경쟁 금융그룹 대비 과도한 은행 의존성이 그 근거로 작용했다. 실질적으로는 비은행 부문의 성장부진이 심각해졌다는게 더 직접적인 이유일 것이다.
지난해 전체 그룹 실적(4조29억원)에서 하나은행의 당기순이익(3조7475억원)을 제외한 순이익 규모는 2554억원(연결조정 포함)에 불과했다. 1조9810억원, 1조1968억원이 비은행 부문에서 발생한 KB금융, 신한금융과는 이미 비교 자체가 힘들어졌다. 우리금융조차도 은행을 제외한 순이익이 지난해 5347억원으로 하나금융의 2배를 웃돈다.
M&A에 대한 함영주 회장의 시각 역시 전년과 달라진 듯하다. 함 회장은 2023년 취임 이후 매년 신년사에서 M&A와 관련된 발언을 지속해왔다. '비은행 부문의 M&A'를 직접 언급했던 2023년 하나금융은 KDB생명 인수를 추진했다. 반면 지난해에는 성급한 M&A를 경계하는 표현으로 보수적인 접근법을 보였다. 올해는 M&A를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비은행 부분에 대해 "이대로는 안 된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이후에도 매력도를 지닌 보험사 매물은 적지 않게 남아 있다. 카디프생명보험, 악사손보가 대표적이다. 롯데손보 역시 최근 JKL파트너스의 전략 변화로 인수 매력도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업은행이 정상화 의지를 밝힌 KDB생명 역시 마찬가지다. 하나금융의 눈길이 어디에서 멈출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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