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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김치본드 찍고 스왑하라"
이소영 기자
2026.04.23 07:30:16
① 이기우 KB증권 신디케이션 상무 "꽉 막힌 원화채 시장의 대안으로 유효한 전략"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2일 10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금리 상승 여파로 회사채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발행사들이 외화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김치본드 자금의 원화 전환을 허용하는 규제 완화까지 더해지며 외화채 시장 확대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증권사들은 외화채 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주요 증권사 외화채 담당 임원들을 만나 각 사의 차별화된 전략과 경쟁력을 짚어본다.
이기우 KB증권 신디케이션 상무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사진=KB증권)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치솟는 원화 금리에 기업들이 비명을 지를 때 뚝 떨어진 스왑 비용은 거부할 수 없는 기회의 창이 됐다. KB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글로벌 DCM 전담팀을 앞세워 외화채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국고채 금리가 튀어 오르니 시장에 불이 났습니다. 기업들이 먼저 외화채로 발행을 문의하는 사례가 늘었습니다. 원화 조달이 꽉 막히니 외화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 입니다." 


이기우 KB증권 신디케이션 상무는 22일 최근 채권시장의 조달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쟁 이슈로 원화채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조달 다변화를 고민하는 가운데 외화채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 상무는 "지난해 6월 김치본드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관련 시장의 발행여건도 개선됐다"며 "외화채를 발행한 이후에 원화로 다시 스왑했을 때 비용이 기업 입장에서는 꽤 유리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사 등 여전사들이 이런 경로를 많이 활용하는 가운데 일반 기업들도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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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기업들도 일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주로 A급(A-·A0·A+) 발행사들이다. 최근 스왑금리가 과거 30~40bp(1bp=0.01% 포인트) 수준에서 10bp 내외까지 낮아지는 등 외화채 발행 후 원화로 전환했을 때 조달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이 상무는 "원화 공모채로 발행할 경우 민평금리 대비 10~15bp 이상 오버금리를 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김치본드를 찍고 스왑하는 구조도 충분히 검토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금리 환경 변화가 김치본드 시장 재부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다만 현실적인 제약도 분명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좁은 투자자 풀이다. 그는 "현재 김치본드 투자자는 사실상 증권사 FICC와 일부 외국계 금융기관으로 압축된다"며 "원화채처럼 다양한 기관이 참여하는 구조가 아니다 보니 발행 확대에 제약이 있다"고 짚었다. 증권사 FICC 부문은 채권(Fixed Income), 외환(Currency), 원자재(Commodity) 등을 중심으로 한 트레이딩 및 운용 조직을 의미한다.


특히 외국계 투자자의 경우 결제 및 시스템 이슈까지 얽혀 진입 장벽이 더 높다. 국내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외국계 금융기관은 결제 과정이 복잡해 실제 참여까지 이어지는 데 부담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상무는 "스왑금리가 추가로 낮아지고 증권사 FICC의 투자 여력이 확대되며 외국계 기관의 결제 인프라가 개선된다면 김치본드 발행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국내 증권사의 역할도 부각된다. 그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대비 국내사의 강점으로 정성적 기업설명(IR) 역량을 꼽았다. 그는 "해외 투자자들은 국내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기 때문에 글로벌 신용등급 같은 정량지표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실제 투자 판단에서는 기업에 대한 이해나 스토리 같은 정성적인 요소도 중요한데 이 부분은 국내 증권사가 훨씬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투자자 유입 능력도 차별화 포인트다. 글로벌IB는 국내 영업이 제한적인 반면 국내 증권사는 연기금 등 국내 기관 투자자를 북빌딩에 참여시킬 수 있다. 


KB증권은 이러한 매리트를 조직적으로 극대화하고 있다. 이 상무는 "글로벌 DCM을 전담하는 팀을 구성해 시장 정보와 리서치를 정기적으로 클라이언트에 제공하고 있다"며 "딜 수행 시에도 팀 단위로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대응 속도와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 발행사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강조했다. 


실제 KB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글로벌 DCM 전담 조직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사실 아직 시장 초기 단계인 만큼 조직 확대에는 부담이 따른다. 즉각적인 수익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KB증권은 외화채 시장에 선제적 투자에 나서고 있는 건 국내 DCM 시장에서 수년간 1위를 지켜온 명성을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어가기 위한 행보다. 


해당 조직은 당초 기업금융2부 산하에 있었으나 올해 이기우 상무가 신디케이션 부문으로 이동하면서 함께 재편됐다. 현재는 IB부문 직속 신디케이션 조직 내에 편제돼 있다. 해당 팀은 외화채 발행과 세일즈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이 같은 조직 개편은 외화채 시장에서도 세일즈 기능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외화채 역시 투자자 기반이 단단하게 확보돼야 한다는 판단이 적용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글로벌 DCM팀 인력은 국내에 4명, 홍콩 법인에 외화채 세일즈 직원 2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별도의 세일즈 지원 조직(약 10명 규모)과 협업하는 구조다. 박재형 글로벌 DCM 팀장이 설립 초기부터 이 상무와 합을 맞추며 조직 안착을 주도해왔다.


해당 팀의 성과도 지속 이어지고 있다. KB증권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주관 경험을 쌓았고 우리카드의 3억위안(약 649억원) 규모 첫 공모 위안화 김치본드 발행을 단독으로 이끌었다. 앞서 현대캐피탈 딜 역시 단독 주관하며 외화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나아가 인도네시아 기업인 오키펄프앤페이퍼밀스(OKI)를 국내 시장으로 유치해 김치본드를 발행시키는 등 트랙레코드를 확대하고 있다. 이 상무는 "해외 기업 김치본드의 맥이 끊겼던 상황 속에서 해당 딜은 잠자던 수요예측·결제 인프라를 깨우고 완벽하게 복원해내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KB증권의 행보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 상무는 "KB증권이 원화 시장에서는 탑티어로 인정받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직 글로벌IB 대비 존재감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공사채 등 다양한 외화채 딜을 추가로 수임해 격차를 좁히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제도적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공기업이나 공사채 발행 시 글로벌IB에만 의존하기 보다 국내 증권사도 일정 부분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경험이 축적돼 위기 상황에서도 민간 금융기관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오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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