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켐트로닉스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용 유리기판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유리 인터포저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발송하며 기술력 검증에 나선 가운데 오는 3분기까지 도금 설비 반입을 마쳐 전공정 라인 구축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켐트로닉스는 올해 1분기 유리 인터포저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발송했다. 오는 3분기 도금 설비까지 반입을 완료해 전체 공정 내재화를 완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유리기판은 플라스틱 기판과 비교해 열 안정성과 전기적 절연 특성이 뛰어나 신호 손실을 줄이고 고밀도 회로 구현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브로드컴과 AMD 등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성능 향상을 위해 도입을 추진 중이다.
켐트로닉스의 유리기판 사업 목표는 유리 인터포저와 유리 코어 기판 두 가지다. 유리 인터포저는 기존 실리콘 인터포저를 유리로 대체한 부품이고, 유리 코어 기판은 인터포저와 메인기판을 모두 유리로 대체하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이다.
켐트로닉스는 2023년 8월 유리기판 TGV(유리관통전극)·TTV(표면 평탄도)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기판에 홀을 뚫는 TGV 기술과 고객이 요구하는 평탄도를 구현하는 TTV 확보가 핵심이다. 디스플레이 식각 사업에서 20년 넘게 쌓아온 레이저·습식식각 기술을 반도체 유리기판으로 확장한 것이다.
켐트로닉스가 지난해 1월 웨이퍼 가공업체 제이쓰리를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제이쓰리는 화학적기계연마(CMP) 설비와 불산 폐수처리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유리기판 공정과 시너지가 크다.
켐트로닉스는 제이쓰리 천안사업장 부지에 4600평 규모 유리기판 전용라인을 구축해 레이저 가공부터 습식식각, 평탄화, 검사까지 주요 공정을 한 라인에서 처리하는 원패스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 오는 3분기 도금 설비까지 들어오면 전공정 내재화가 완성된다.
업계에서는 켐트로닉스가 인터포저를 먼저 공략한 뒤 코어 기판으로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켐트로닉스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유리 인터포저 TGV에서 먼저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올해는 샘플 통과에 집중하고 내년부터 일부 매출이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켐트로닉스 관계자는 "인터포저 쪽으로 샘플이 나갔고, 원래 계획했던 시점에 맞게 진행됐다"며 "글로벌 주요 고객사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기가 지난해 11월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과 손잡고 유리 코어 기판 제조를 위한 합작법인(JV) 설립에 나서면서 켐트로닉스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당시 삼성전기는 켐트로닉스 등 국내 TGV 업체들에도 합작 참여를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해당 JV가 TGV 공정을 직접 처리하게 되면 켐트로닉스가 맡을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삼성전기는 올 상반기 신규 JV 설립을 목표로 기업결합 신고 등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재 삼성전기와 켐트로닉스 간 유리기판 TGV 관련 협력은 중단된 상태로 확인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리기판 시장이 예상보다 커질 경우 물량을 나눠 수주를 줄 수도 있어 협력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켐트로닉스 관계자는 "인터포저나 코어 기판 모두 여전히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라며 "JV 불발 이후 오히려 고객 다변화를 강화해 다른 고객사와도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켐트로닉스가 올해 3월 공개한 IR북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파일럿 라인 가동을 완료하고 내년 양산 라인 구축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빨라도 내년 초도 양산이고, 유리기판에서 큰 매출이 나오려면 2030년은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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