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 귀재' 박혜린 회장이 이끄는 바이오스마트그룹의 성장 공식이 시험대에 올랐다. 그룹 내 상장사들의 저평가가 장기화되고, 시장 퇴출 요건 강화와 주주 중심 경영 요구가 맞물리면서 기존의 실적 중심 전략만으로는 기업가치를 설명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딜사이트는 이번 기획을 통해 바이오스마트그룹 주요 상장사를 중심으로 저평가의 원인과 계열사별 리스크, 밸류업 전환 가능성을 점검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바이오스마트'가 영어교육업체 '월스트리트인스티튜트코리아'(월스트리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통해 지배력을 다시 끌어올렸다. 그룹 오너인 박혜린 회장은 현재 월스트리트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직접 경영에 나서기보다는 이사회 중심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구조다.
그러나 최대주주 지위만큼은 유지하며 언제든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해 둔 상태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경영은 거리두고, 지배력은 강화하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28일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월스트리트 최대주주는 바이오스마트와 Franchise Support and Services(프랜차이즈)다. 양측은 각각 43.61%(5000만주)를 보유한 공동 최대주주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바이오스마트의 지분율이 35.79%였던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지배력을 재차 끌어올린 셈이다.
이 같은 지분 확대의 핵심 수단은 출자전환이다. 바이오스마트는 월스트리트에 약 12억원 규모 대여금을 집행했고, 이를 지난해 하반기 출자전환을 통해 주식으로 바꿨다. 단순 투자라기보다 '채권 투자 후 지분 전환'을 통해 지배력을 회복한 구조로, 자금 지원과 지배력 확보를 동시에 노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과정에서 2대주주였던 프랜차이즈 역시 유증 참여와 대여금의 출자전환을 병행하면서 공동 최대주주 구도가 형성됐다.
과거에도 유사한 흐름이 반복됐다. 바이오스마트는 2024년 월스트리트 지분 45.9%(260만주)를 약 13억원에 취득하며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이후 유상증자 과정에서 지분율이 희석되며 30%대로 낮아졌다. 당시 유증에 참여하지 않았던 바이오스마트가 이후 대여금 출자전환을 통해 다시 지배력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초기 투자 이후 단계적으로 지배 구조를 재정비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행보를 단순 재무적 투자로 보지 않는다. 바이오스마트는 지분 20% 이상을 확보한 계열사에 대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해온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더라미와 옴니시스템에서도 박 회장은 사내이사로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지분 확보 후 경영 참여로 이어지는 기존 공식이 월스트리트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다만 현재까지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현재 월스트리트 이사회는 김은희 대표(사내이사)와 박혜린 회장, 윤호권 바이오스마트 대표, 이명진 씨(이상 기타비상무이사) 등 4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향력은 확보했다. 다만 기업 업무에 참여하지 않고 이사회에서 의결권만 행사하는 기타비상무이사 특성상 경영권을 적극 행사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향후 사업 성과 등을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관여 수위를 조절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투자 대상의 펀더멘털이다. 월스트리트는 아직 뚜렷한 성장 궤도에 올라서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은 9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감소했고, 순손실 2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특히 외형의 경우 장기적으로 축소되는 흐름이다. 2017년 192억원이던 매출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재무 상태는 더욱 취약하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5000만원 수준에 불과하고,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7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유동자산 7억원 대비 유동부채는 10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자체 생존이 어려운 구조로, 외부 자금 수혈 없이는 사업 지속이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번 투자를 '성장을 위한 투자' 보다는 '구조적 지원'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자칫 추가 자금 투입이 반복될 경우, 수익성 개선 없이 자금만 투입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럼에도 바이오스마트가 월스트리트에 손을 뻗은 배경으로는 사업적 확장성이 꼽힌다. 월스트리트는 영어교육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으로, 디지털 인증·결제 인프라와의 결합 가능성이 거론된다.
카드, 결제, 도서 등 바이오스마트그룹 내 기존 사업과의 접점이 형성될 경우 새로운 수익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다. 그동안 '분산형 포트폴리오'에 머물렀던 그룹 사업 구조를 연결하는 실험적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투자는 바이오스마트 입장에서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회사는 현재 저평가 해소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실적은 유지되고 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약 5년 전 1만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4000원대에 머물고 있으며, PBR은 0.68배 수준이다.
결국 기존 사업만으로는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규 투자와 사업 확장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관건은 성과다. 월스트리트 투자가 신사업 시너지를 통해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지, 아니면 재무 부담만 키우는 투자로 남을지가 향후 기업가치의 방향을 가를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딜사이트는 바이오스마트 측에 월스트리트 투자 배경과 경영권 확보 및 자금 지원 계획 등을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바이오스마트 관계자는 "월스트리트 출자는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관련해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고 짧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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