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모험자본의 역할이 커지며 벤처투자 시장에도 새로운 기대가 모이고 있다. 다만 시장의 마중물이 되는 출자 규모가 확대될수록 대형 운용사로의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정책·민간자금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운용자금을 총괄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존재감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유력 벤처캐피탈리스트를 조명한다.
[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국내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 전설의 투자 성과를 거둔 김대영 케이넷투자파트너스는 영광과 논란의 사이에 선 인물로 평가된다. 크래프톤(구 블루홀스튜디오) 투자로 수천억 원대 이익을 남기며 정부 표창을 받기도 했으나 내부적으로는 그 결실을 일궈낸 운용 인력과 수년간 성과급 소송전을 벌이며 진흙탕 싸움을 이어온 것이다.
김대영 대표는 지난 2003년 SBI인베스트먼트의 전신인 한국기술투자에 입사하며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2008년 국내 4호 유한책임회사(LLC)형 VC인 케이넷투자파트너스를 설립해 19년 동안 하우스의 수장을 맡고 있다. 현재 김 대표는 케이넷-크릿 콘텐츠 투자조합을 포함해 총 8개의 펀드를 운용하며 하우스를 운용자산(AUM) 4300억원 규모의 중견사로 성장시켰다. 특히 운용 중인 모든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를 직접 맡고 있어 하우스 내 김 대표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는 평가다.
김 대표를 미다스의 손으로 각인시킨 결정적 계기는 2008년 결성한 케이넷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이다.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크래프톤이 서바이벌 슈팅게임 배틀그라운드로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무려 75배의 멀티플이라는 경이로운 수익을 올린 것이다. 주요 출자자였던 모태펀드가 참여한 이 조합은 결성된 지 거의 20년에 가까운 지금까지도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펀드 중 역대 최고 회수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케이넷투자파트너스는 크래프톤 투자 성과를 인정받아 2024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받았다.
크래프톤 신화의 이면에는 성과급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있다. 크래프톤 딜을 발굴한 심사역이 퇴사하며 성과급을 요구했는데 김 대표가 이를 거부하면서 진흙탕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해당 심사역은 크래프톤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기 전인 2014년 사표를 던졌다. 당시 케이넷 측은 심사역의 공로를 인정해 퇴사 후에도 해당 펀드에서 성과보수가 발생하면 정해진 몫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작성해 주었다. 하지만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로 글로벌 흥행을 거두자 기업 가치가 치솟으며 상황이 급변했다. 케이넷이 막대한 회수 이익을 거둬들이기 시작했음에도 해당 심사역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지도 않고 펀드 청산도 차일피일 미루면서 논란이 됐다.
케이넷 측은 심사역이 크래프톤의 기업 가치가 오르기 전에 퇴사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미 회사를 떠난 사람이 퇴사 이후의 가치 상승분에 대해서까지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과하다는 것이다. 또 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이 아직 청산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도 들었다. 펀드가 해산되어 최종 수익이 확정되기 전에는 성과급을 지급할 단계가 아니며 퇴사 후 펀드 만기가 연장된 기간에 발생한 수익까지 배분할 의무는 없다는 논리였다.
케이넷은 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을 결성 후 무려 16년 만인 2024년 청산했다. 벤처펀드의 통상적인 존속 기간이 8년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일반적인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초장기 운용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케이넷이 성과급 지급 시점을 고의로 늦추기 위해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청산을 지연시켰다고 본다. 운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내부수익률(IRR)이 낮아지기에 성과보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크래프톤 주가는 한때 54만원을 넘겼으나 14만원대까지 추락했는데 결과적으로 케이넷은 매도 타이밍을 미루다 평가 이익을 허공에 날린 셈이 됐다. 일각에서는 펀드를 적기에 청산했다면 아파트 한 동을 구매할 수 있었을 것으로 평가한다.
대법원까지 이어진 법정 공방은 결국 김 대표가 패소하는 결과를 낳았고 성과급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판결로 갈등은 일단락됐으나 VC 업계에 적잖은 혼란과 과제를 던졌다. 업계 1세대인 김 대표가 심사역과 수익 배분 문제로 대립하며 운용사의 대외 신뢰도에 오점을 남겼기 때문이다. 특히 펀드 청산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의혹이 번져 투자 수익 극대화라는 자본시장의 제1 원칙이 내부 갈등 탓에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벤처캐피탈리스트 김대영 약력
학력 : 고려대 행정학 학사(81학번), 뉴욕대 MBA, 성균관대 경영학 박사
주요 경력 : LG투자증권, 두산그룹, 한국기술투자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운용 중인 8개 조합에서 모두 대표펀드 매니저로 활동
케이넷투자파트너스 : 2008년부터 대표이사로 재직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 : 크래프톤, 콩스튜디오, 젠틀몬스터 등
기타 : 크래프톤으로 역사적인 엑시트에 성공했으나 성과급 분쟁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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