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IFRS17(새 회계제도) 도입 3년차로, CSM(계약서비스마진) 중심의 외형 성장에서 벗어나 자본 건전성을 통한 체력 차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 속에 자본은 규제 대응을 넘어 수익성과 성장 전략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내년부터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50% 규제가 시행되는 만큼 자본의 '양'뿐 아니라 '질' 관리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딜사이트는 주요 보험사들의 자본구조를 유형별로 나눠 건전성 지표 이면의 구조와 리스크를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KDB생명보험이 지난해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기본자본은 여전히 바닥 상태에 머물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유상증자로 순자산은 크게 늘었지만 금리 상승 여파로 해약환급금 상당액 초과분이 급증하면서 기본자본 개선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매각 추진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허약한 기초체력을 노출하고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 전환에 기반한 구조적 체질 개선이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KDB생명의 경과조치 전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마이너스(-) 25.2%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6.9%)와 비슷한 수준이다. 기본자본은 -3567억원으로 1년 전(-3529억원)과 마찬가지로 고갈 상태를 나타냈다.
경과조치를 적용한 기본자본비율도 금융당국의 규제선(50%)을 밑돌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KDB생명의 경과조치 후 기본자본비율은 41.9%로 전년 동기 61.0% 대비 19.1%포인트(p) 하락했다. 경과조치 후 기본자본(4108억원) 역시 전년 동기 5242억원 대비 22% 감소했다.
반면 지급여력비율(킥스비율)은 상승 곡선을 그렸다. 2026년 1분기 말 KDB생명의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은 74.5%로 1년 전 40.6%보다 33.9%포인트(p) 올랐다. 경과조치 후 킥스비율(186.1%)도 전년 164.0% 대비 22.1%포인트 상승하며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KDB생명이 지난해 말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음에도 기본자본 회복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못한 점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기본자본비율이 낮을수록 인수 이후 추가 증자나 자본성증권 발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지표는 원매자들이 인수 부담을 가늠하는 핵심 척도로 꼽힌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해 3월 KDB생명을 자회사(지분율 99.66%)로 편입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매각 전 기업가치 제고에 나섰다. 이후 지난 4월 KDB생명의 7번째 매각 절차를 개시했으며, 최근 마감된 예비입찰에는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 등 '빅3' 생보사들이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KDB생명의 기본자본비율이 개선되지 못한 데에는 금리 변수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유상증자로 순자산이 크게 증가했지만 금리 상승에 따라 보완자본 재분류 항목인 해약환급금 상당액 초과분도 함께 늘어나면서 기본자본 확대 효과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분기 말 경과조치 전 KDB생명의 순자산은 6356억원으로 전년 1172억원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보완자본 재분류 항목은 9923억원으로 전년 동기 4701억원 대비 111% 급증했다. 이 가운데 해약환급금 상당액 초과분이 7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2298억원 대비 227% 늘어나며 증가폭 대부분을 차지했다.
킥스 규정상 기본자본은 순자산에서 지급여력금액 불인정 항목과 보완자본 재분류 항목을 차감해 산출된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보험부채는 시가평가 기준으로 감소하지만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원가 기준으로 고정돼 그 차액인 해약환급금 상당액 초과분이 큰 폭으로 불어난다.
해약환급금 상당액 초과분은 보완자본으로 분류된다. 결과적으로 유상증자에 따른 순자산 증가와 보완자본 확대 효과는 킥스비율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기본자본 차감 규모도 함께 커져 기본자본비율 개선에는 제약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문제는 KDB생명이 자본 완충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순이익을 꾸준히 축적해야 하지만 펀더멘털 자체가 아직 취약하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말 이익잉여금은 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13억원 대비 증가했지만 수천억원 규모 순자산에 비하면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다.
순자산은 보통주·보통주 이외의 자본증권·이익잉여금·자본조정·기타포괄손익누계액·비지배지분·조정준비금을 합산해 산출된다. 이 가운데 이익잉여금은 보험사가 본업을 통해 창출한 순이익이 누적돼 형성되는 항목이다. 결국 기본자본을 안정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보험영업을 통한 이익 창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다.
KDB생명의 이익 성장 걸림돌로는 저축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지목된다. KDB생명은 대형 생보사들이 IFRS17 도입 이전부터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상품 구조를 전환하며 보험계약마진(CSM)을 축적한 것과 달리 상대적으로 대응이 늦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IFRS17 체제에서는 보장성보험이 장기적으로 CSM과 이익잉여금 확대에 유리한 반면, 저축성보험은 수익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구조다. 실제 KDB생명의 개인보험 수입보험료 기준 저축성보험 비중은 2023년 32%에서 2024년 25%, 2025년 18%, 올해 1분기 말 16%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KDB생명 관계자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보장성 상품 중심으로 재편해 고수익 CSM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며 "정교한 ALM(자산·부채관리) 전략을 통해 금리 리스크를 관리하고 제도 변화에 맞춘 내부통제 고도화로 요구자본 부담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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