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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밖 흥행에 산은 셈법 달라지나
임초롱 기자
2026-06-16 07:10:00
거래 성사에 무게 뒀지만, 다수 원매자 등장에 몸값 기대감 재점화
이 기사는 2026-06-15 09:03:55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산업은행 전경. (제공=산업은행)

[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KDB생명 M&A(인수합병)가 예상 밖 흥행 조짐을 보이면서 산업은행의 셈법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그동안 시장과의 가격 눈높이 차이로 번번이 매각에 실패했던 산은은 장기 보유 부담을 덜기 위해 KDB생명 매각을 재추진해왔다. 그런 가운데 예비입찰에 다수의 원매자가 참여하면서 거래 성사 가능성은 물론 매각가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 예비입찰에는 생명보험업계 빅3인 삼성·한화·교보생명과 태광그룹 계열 흥국생명,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총 5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당초 제한적인 참여를 예상했지만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 후보가 관심을 보이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차례나 매각이 무산되며 악성 매물로 꼽혔던 과거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수전이 주목받는 이유는 산은의 태도 변화에 있다. 산은은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인수한 뒤 지금까지 총 2조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했다. 최초 인수자금에 더해 지난해 말까지 여섯 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자본을 확충했다. 특히 지난해에도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KDB생명의 재무건전성 유지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해왔다.


이 때문에 과거 KDB생명 매각 과정에서는 공적자금 회수를 이유로 산은 측에서 최소 1조원 이상의 가격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KDB생명의 적정 가치로 5000억~6000억원 수준을 거론하면서 매도자와 원매자 간 간극이 좁혀지지 않아 거래는 번번이 무산됐다.


상황이 바뀐 것은 최근이다. 시장에서는 산은이 과거 공적 자금 회수 논리보다 거래 성사 가능성에 보다 무게를 두고 이번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KDB생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에도 3000억~5000억원 규모 추가 유상증자를 검토하면서도 매각 절차를 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권 자본규제에 대응하고 매물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 자본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 만큼 시장에서는 이번 예비입찰 흥행이 산은의 가격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당초에는 거래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복수의 원매자가 참여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경우 매각가 역시 시장 예상치를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기존 생보사의 시장점유율 확대 수요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보험업 진출 가능성이 맞물릴 경우 전략적 프리미엄이 일부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예비입찰 흥행이 곧바로 가격 경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반적으로 인수의향서 제출은 초기 관심 표명 성격이 강한 만큼 실제 인수 의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어서다. 원매자들이 본격적인 실사에 착수하면 추가 자본 확충 부담과 수익성, 향후 경영 정상화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


실제 KDB생명은 지난해 대규모 자본 확충에도 불구하고 향후 추가 지원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인수 이후에도 자본 확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잠재 인수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들여다볼 대목으로 꼽힌다.


산은 역시 현재로선 적정 매각가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원매자들이 KDB생명 실사를 진행하다 보면 시장에서 가격 관련 이야기가 흘러나올 수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비밀유지조항 때문에 적정 가격 등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번 매각의 성패가 예비입찰 흥행 자체보다 본입찰 단계에서 원매자들이 KDB생명의 추가 자본 부담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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