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KDB생명보험 매각이 예비입찰 흥행에 성공했지만, 실사 단계에서는 기업가치 산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재무제표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해약환급금 관련 부담이 향후 배당 여력과 투자금 회수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 후보들의 주요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KDB생명 매각 예비입찰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 태광그룹,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5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KDB생명은 2014년 이후 여섯 차례 매각이 무산된 장기 매물로 이번이 7번째 매각 시도다. 본입찰은 실사 이후 이르면 오는 8월쯤 진행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KDB생명 매각 과정에서 자본확충 부담과 자산건전성 등 기존 검토 요소 외에도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여력과 관련 부담 규모가 기업가치 산정의 변수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계약자가 중도 해지할 경우 보험사가 돌려줘야 하는 해약환급금이 IFRS17 기준 시가평가 보험부채보다 클 때 그 차액만큼 이익잉여금 내에 별도로 적립하는 법정준비금이다. 보험사가 이익을 내더라도 해당 금액은 우선 준비금으로 적립돼 배당 등으로 곧바로 활용하기 어렵다.
재무제표상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이익잉여금 한도 내에서만 적립할 수 있어 결손 상태이거나 이익잉여금이 부족하면 실제 필요한 규모만큼 준비금을 쌓지 못한다. 실제 KDB생명은 지난해 말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1264억원으로 결손 상태여서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충분히 적립하지 못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KDB생명에 5000억원을 투입하며 자본을 확충했지만, 결손 상태가 지속되면서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여력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었다.
올해 1분기 KDB생명은 이익잉여금이 발생하면서 재무제표상 해약환급금준비금 235억원을 처음 적립했다. 그동안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못했던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올해부터 장부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현재 재무제표에 반영된 235억원 외에도 해약환급금과 관련된 잠재 부담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KDB생명의 올해 1분기 지급여력(K-ICS·칵스)상 보완자본 재분류 항목 중 '해약환급금 부족분 상당액 중 해약환급금준비금 상당액 초과분'은 75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 재무제표상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적립되지 않은 해약환급금 관련 부담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로, 향후 적립 부담을 가늠할 수 있는 수치로 평가된다.
해당 금액이 향후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그대로 전환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KDB생명이 충분한 이익잉여금을 확보할 경우 추가 준비금 적립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결국 향후 KDB생명이 이익을 내더라도 발생한 이익의 상당 부분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익 규모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인수자에게 부담이다. 보험사 인수합병(M&A)에서는 인수 이후 배당을 통한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기업가치 산정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인수 이후 추가 자본확충이 이뤄져 재무구조가 개선되더라도 향후 발생하는 이익 상당 부분이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우선 적립될 경우 배당 가능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
시장에선 인수 후보들은 단순히 현재 순자산 규모나 지급여력비율뿐 아니라 향후 배당 여력과 투자금 회수 기간까지 함께 고려해 기업가치를 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해약환급금 관련 부담은 가격 할인 요인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당장 현금 유출을 발생시키는 항목은 아니지만 향후 이익 활용에 제약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자들이 민감하게 보는 요소"라며 "특히 KDB생명처럼 자본확충 이력이 있는 회사의 경우 배당 여력까지 함께 검토할 수밖에 없어 실사 과정에서 주요 점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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