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간 '리딩뱅크' 경쟁이 올해 1분기부터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순이익 기준 선두가 비용과 세금 요인에 따라 뒤바뀌면서 단순 외형 경쟁을 넘어 '수익의 질' 싸움으로 전환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순익 1위를 차지했던 KB국민은행을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근소한 차로 제치면서 3파전 구도도 더욱 뚜렷해졌다.
세 은행의 순익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향후 실적 경쟁의 핵심 포인트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자이익 중심의 전통적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비이자이익, 비용통제, 세금 효율성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글로벌 사업 성장세 역시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1분기 순이익 1조1571억원을 기록하며 시중은행 중 선두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1조1042억원, KB국민은행은 1조1010억원으로 집계됐다. 선두인 신한은행과 3위 KB국민은행 간 격차는 461억원으로, 지난해 1·3위 순익 격차(1352억원) 대비 크게 축소됐다.
외형 지표만 놓고 보면 국민은행의 우위는 여전히 뚜렷하다. 이자이익에서는 KB국민은행이 큰 격차로 선두를 유지했다. KB국민은행의 1분기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2조7676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2조4035억원, 하나은행은 2조184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비이자부문에서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상대적으로 우세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1분기 비이자이익은 각각 2006억원, 2350억원으로 집계된 반면 KB국민은행은 1050억원에 그쳤다. KB국민은행은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관련 평가손 등 기타영업 부문의 부진 영향이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수수료이익의 경우 KB국민은행이 3730억원으로 가장 컸고, 신한은행 3235억원, 하나은행 2973억원 순이었다.
비이자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KB국민은행의 1분기 총영업이익은 2조8726억원으로 세 은행 가운데 가장 컸다. 그럼에도 최종 순익 순위가 뒤바뀐 것은 비용과 세금 요인이 결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판매관리비와 대손충당금 부담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대손충당금의 경우 지난해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와 관련한 비용이 반영되면서 은행별 편차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의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720억원, 판관비는 1조757억원이었다. 신한은행은 각각 1950억원, 9436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충당금 775억원, 판관비 8994억원으로 세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비용 구조 측면에서는 하나은행의 효율성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여신 운용과 리스크 관리 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순위에 영향을 미친 또 다른 변수는 법인세다. 신한은행이 상대적으로 법인세 비용 규모가 적게 발생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세액공제 및 연결납세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의 1분기 법인세비용은 3399억원으로 KB국민은행(4175억원), 하나은행(4020억원)보다 약 800억원 적었다. 세전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KB국민은행이 1조5177억원으로 근소하게 앞섰다는 점에서, 세금 요인이 순익 역전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일회성 비용 요인을 감안할 때 향후 분기 실적 순위는 다시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과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중심의 양강 구도에서 벗어나 하나은행이 가세한 '3강 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향후 글로벌 부분의 실적 개선 흐름도 중요도가 더 커질 전망이다. 1분기의 경우 신한은행의 글로벌 부분(법인+지점 기준) 순익은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글로벌 순익 합계에 맞먹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런만큼 올해 글로벌 부분의 순성장세에 따라 순위 흐름이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KB뱅크(인도네시아법인) 등이 확연한 흑자 기조를 보인다면 KB국민은행도 유의미한 글로벌 성과를 낼 수 있다"며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글로벌 부문 실적 격차를 더 넓힐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부문에서의 격차 확대 여부가 리딩뱅크 경쟁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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