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국산화를 위한 체계 개발 사업 참여 의향을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공군이 운용하는 고성능 무장의 대부분은 해외 도입에 의존하고 있어 독자적인 생산·운용 능력 확보가 오랜 과제로 꼽혀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년간 축적된 기술을 기반으로 산화제·파이로 장치를 국내 유일하게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통해 국산화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체계 개발 사업이 공식화될 경우 추진기관·탐색기 등 파트별 수주를 둘러싼 업체 간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의 핵심 추진기관은 덕티드 램제트다. 덕티드 램제트는 외부 공기를 산화제로 활용해 별도의 산화제 탑재 없이도 연료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추진 방식이다. 같은 크기의 미사일로 더 멀리 날아갈 수 있어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에 적합한 기술로 꼽힌다.
현재 이 방식을 실전 무기에 적용한 사례는 유럽 방산업체 MBDA의 미티어(Meteor) 미사일이 사실상 유일하다. 기술 난이도가 높은 만큼 국내에서는 아직 덕티드 램제트 추진기관이 적용된 전력화 체계가 없는 상태로,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약 20년간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 과제에 참여하며 가스발생기·무노즐 부스터·포트커버 개방 장치 등 핵심 구성품 기술을 축적해왔다. 특히 고체 추진기관의 핵심 원료인 산화제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 초음속 진입 시 포트커버를 여는 파이로 장치 역시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작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두 가지 모두 체계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공급망 협상력의 핵심 근거가 될 수 있다.
현재 덕티드 램제트 엔진 기술은 ADD가 '다목적 공중발사 초음속 순항미사일 핵심기술 사업'을 통해 개발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ADD는 올해 비행시험을 앞두고 있다. 다만 핵심기술 사업과 체계 개발 사업은 별개 절차다.
비행시험 이후에도 소요 결정·예산 반영·사업 공고 등 행정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실제 체계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방사청이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 개발을 언제 공식 사업으로 확정할지, 중기 국방계획에 반영돼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체계 개발 사업이 공식화되면 파트별 수주 경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 유도탄 체계 개발은 체계종합·추진기관·탐색기·유도제어·구동장치 등 파트를 나눠 업체들이 각각 계약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핵심기술 사업 단계에서는 ADD가 기술 개발을 주도하기 때문에 업체 간 경쟁이 표면화되지 않지만, 체계 개발 사업이 열리면 방사청이 파트별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절차가 시작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추진기관·통합 전자장치·구동 장치를, 한화시스템은 탄 체계 종합을 맡겠다는 구도를 제시했다. 탐색기는 별도 업체가 참여할 예정이나 구체적인 업체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탐색기는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의 핵심 구성품 중 하나로, 국내에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복수인 만큼 이 파트를 둘러싼 경쟁이 주목된다.
한 방산 업계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년간 관련 기술을 축적해온 데다 산화제·파이로 장치를 국내 유일하게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진기관 파트에서는 우세한 위치"라면서도 "탐색기 파트는 아직 업체가 정해지지 않은 만큼 체계 개발 사업이 공식화되면 그쪽에서 경쟁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가 한화시스템과 역할 분담 구조를 갖추더라도 유도무기 국산화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관성항법장치 등 일부 핵심 구성품은 국산화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관성항법장치 개발은 아직 일부 업체에서만 만들고 있어 더 개발이 필요한 단계"라며 "우리가 필요할 때 우리가 직접 생산하고 운영 정비할 수 있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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