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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 후 첫 주총, 한숨짓는 상장사
딜사이트 신지하 차장
2026.02.04 08:25:17
법 시행은 아직, 주총은 한달 앞…정관 변경 여부 고민
이 기사는 2026년 02월 03일 08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신지하 차장]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지난달 30일부터 '2026 정기주주총회 헬프 데스크(Help Desk)'를 운영하고 있다. 상장사의 원활한 주총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전용 상담창구로, 정관 정비 컨설팅부터 주총 의사 진행과 주주 관련 공시, 최근 상법 개정에 따른 법률·입법 동향까지 폭넓은 문의를 받고 있다.


주총 헬프 데스크 자체는 매년 운영돼 왔다. 다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는 평가다. 상담 범위는 예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최근 상법 개정과 맞물리며 문의 내용은 한층 복잡해졌고 상담 건수도 크게 늘었다.


주총을 처음 치러본 신입 담당자였다면 쉽게 수긍이 간다. 하지만 올해 상담 창구를 이용하는 이들 대다수는 베테랑 실무자들로, "올해는 예전 방식대로 해도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코스닥 상장사들을 중심으로는 이사 보수 한도 승인과 관련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최근 판례 변화로 의결권 행사 범위가 달라지면서 정족수 충족 가능성과 안건 상정 방식 등을 두고 현장에서 혼선이 커진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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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총은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 상법 개정이 이뤄진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정기 주총이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됐고,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굵직한 제도 변화도 예고돼 있다.


다만 1·2차 개정 상법은 조항별로 적용 시점이 다르다. 가장 먼저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것은 이사 충실의무 확대다. 이를 제외한 주요 조항들은 대부분 이번 주총 이후부터 순차 적용된다.


독립이사 제도 개편과 감사위원 선임 시 의결권 제한 확대는 올해 7월부터, 집중투표제 의무화는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전자주주총회 의무화는 내년 1월이 시행 시점이다. 더구나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3차 상법 개정안도 이달 임시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번 주총에서 개정 내용을 어디까지 미리 반영해야 할지 판단이 쉽지 않다. 특히 정관 변경이 필요한 사안이 고민거리다. 당장 관련 법들이 시행되지 않더라도 주주 질문이나 문제 제기 가능성을 고려하면 손을 놓기도 어렵다.


정관 변경은 상법상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소액주주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의결권 확보 자체가 부담이다. 의결권 대행업체를 활용하더라도 상당한 비용이 든다.


국내 한 IT업체 IR 담당자는 "3차 상법 개정안 통과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에서 지금 정관을 고치는 게 맞는지 고민이 크다"며 "시행 시기를 조금 더 지켜본 뒤 임시 주총을 한 번 더 여는 편이 나을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보다 더 큰 고민은 이런 판단을 경영진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설득하느냐의 문제"라며 "주주들의 관심도 예년보다 높아진 만큼 올해 주총은 유난히 신경 쓸 부분이 많아 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느끼는 고민은 최근 주주들의 집단 행동이 활발해지며 더욱 커졌다. 지난해부터 행동주의펀드와 소액주주연대 활동이 눈에 띄게 늘어난 데다, 코스피 5000선 돌파를 계기로 주식시장에 대한 개인 투자자 관심도 높아졌다. 그만큼 주총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경영권 분쟁' 키워드로 단순 집계한 공시 건수는 2022년 175건에서 2023년 266건, 2024년 313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340건을 기록했고, 올해 2월2일까지 기간을 늘려 잡으면 372건에 달한다.


기업들은 대체로 상법 개정 취지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제도 변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디까지 준비해야 하는지를 두고 현장에서는 판단이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런 고민 끝에 열리는 이번 주총 시즌에서는 경영진과 주주 모두의 시선을 통해 향후 상법 변화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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