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제일건설이 현대자산운용 인수 작업을 포기하고 대신 제이커브자산운용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부동산 금융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무궁화신탁은 최근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현대자산운용을 제일건설에 매각하려 했지만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턱이 높아지자 거래가 사실상 파기된 것이다.
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일건설은 지난해 상반기 인수한 사모자산운용인 제이커브운용을 바탕으로 금융업 다각화를 준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제일건설은 종합자산운용사인 현대운용까지 추가로 인수해 부동산 시행·시공과 금융을 아우르는 인프라를 구축하려 했지만 이 의지를 다소 접었다는 전언이다.
제일건설은 종합자산운용사 인수를 위해 넘어야 할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발목을 잡힌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가 금융사를 소유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금고화 및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쏠림 현상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도 이에 대한 엄격한 기조를 유지해 심사를 장기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부실이 커지면서 건설사의 금융업 진출에 대해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제일건설의 당초 의도처럼 종합운용사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데에는 정무적인 부담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현대운용의 급격한 기업가치 훼손도 거래 파기의 주요 배경으로 손꼽힌다. 현대운용은 2022년 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2023년 적자전환(69억원)한 데 이어 2024년에는 130억원 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당국의 규제 리스크와 더불어 기업 가치까지 크게 훼손돼자 제일건설도 인수를 추진할 동력을 상실한 셈이다.
하지만 이런 맥락과 별개로 제일건설은 사모운용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규제 문턱이 낮아 우회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공모펀드 운용이 가능한 종합운용사는 대주주 변경 시에 금융위원회의 사전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 중심의 사모운용사는 사후 보고나 비교적 간소화된 요건 확인 만으로도 인수가 가능하다.
제일건설은 리스크가 커진 현대운용 인수보다는 최근 인수를 마친 제이커브운용의 운용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그룹은 계열사인 제이파트너스를 통해 에스에스운용(현 제이커브운용)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대형 종합운용사인 현대운용 인수는 실패했지만 상대적으로 규제 문턱이 낮은 전문 사모운용사를 통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제이커브운용 이사회에는 제일건설 인사들이 대거 합류하며 구성이 재편된 상태다. 현대운용 인수를 통해 무궁화신탁과 이어가려던 파트너십 대신 제이커브운용을 활용한 독자 노선을 이어가려는 전략이다. 사내이사로 선임된 박진형 이사와 전현철 이사는 각각 제일건설 출신이다. 사외이사로 선임된 김정석 이사도 제일건설과 제일풍경채를 거친 인물이다. 여기에 메리츠증권 출신 장형종 이사, 케이클라비스운용 출신 황인서 이사, 삼천리운용 및 IBK운용을 거친 유진형 이사 등을 최근 대거 영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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