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이렘'의 유상증자 납입일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자금 조달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납입 지연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가운데 단순 납입 지연을 넘어, 최대주주 조합이 감당하지 못한 자금 부담을 김우진 대표 개인이 떠안는 구조로 전환됐음에도 납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렘은 최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을 연기했다고 공시했다. 기존 1월22일이었던 납입일은 2월26일로 한 달여 늦춰졌다. 최초 공시된 납입일(2025년 5월) 기준으로는 약 7개월간 지연된 셈이다.
해당 유상증자는 이렘의 최대주주 변경 직후 결정된 사안이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코스틸은 지난해 4월17일 에스앤티제1호투자조합에 지분을 넘겼다. 이 조합은 개인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현물출자해 결성됐으며, 최대출자자는 세화산업이다. 김우진 이렘 대표를 포함한 다수의 개인 투자자도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후 이렘은 같은 달 21일 에스앤티제1호투자조합을 대상으로 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최대주주 변경과 동시에 대규모 자금 수혈을 추진한 배경에는 극도로 열악한 유동성 사정이 자리 잡고 있었다. 실제로 유상증자 결의 직전인 2025년 1분기 말 기준 이렘의 현금성자산은 3397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납입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유상증자 공시 이후 납입일은 수차례 연기됐고, 조합 차원의 자금 집행이 지연되면서 사실상 유상증자 자체가 표류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이 여파로 이렘은 올해 1월 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불성실공시는 공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코스닥 상장 규정상 유상증자 납입 예정일이 최초 공시일로부터 6개월 이상 지연될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분류된다.
이렘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에 따라 벌점 3점을 부과받았고, 이는 1200만원의 제재금(벌금)으로 대체됐다. 다만 향후 유상증자가 철회될 경우 추가 벌점이 부과될 수 있어 벌점 리스크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이렘 측은 유상증자 철회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납입 구조가 변경된 이후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난해 11월 이렘은 유상증자 납입자를 기존 에스앤티제1호투자조합에서 김우진 대표 개인으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납입 금액은 50억원에서 40억원으로 축소됐지만, 조합이 부담하지 못한 자금을 대표 개인이 단독으로 책임지는 구조로 전환된 셈이다.
문제는 이후에도 납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납입자 변경 이후 납입일은 두 차례 추가로 연기됐다. 당초 2025년 11월25일이었던 납입 예정일은 올해 1월22일로 한 차례 밀렸고, 다시 2월26일로 재연기됐다. '비상 조치'로 해석됐던 납입자 변경 이후에도 자금 집행이 현실화되지 않으면서 대표 개인의 자금 여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이유다.
유상증자의 중요성은 이렘의 재무 상황을 감안할 때 더욱 크다. 이렘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점 현금성자산은 38억원에 그쳤다. 운영자금과 신규 사업 투자 여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상증자는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로 꼽혀왔다.
이렘은 조달 자금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과 운영자금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강관·슈퍼데크 사업을 영위하는 이렘은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서 최대주주 측 핵심 출자자인 세화산업의 시멘트 사업과 자사 슈퍼데크 사업 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수주 성과나 매출 가시성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대안적 자금 조달 수단도 마땅치 않다. 주가가 발행가액에 근접해 있어 메자닌 발행의 투자 매력도가 높지 않은 데다, 차입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이렘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651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단기차입금은 110억원, 같은 기간 이자 비용은 23억원에 달했다. 추가 차입에 나설 경우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렘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도 유상증자 납입을 빠르게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김우진 대표의) 납입 의지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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