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비메모리 반도체 솔루션 전문기업 '매커스'가 자사주 추가 소각에 나섰다. 과거 단순 취득 중심에서 벗어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각까지 병행하며 정부 정책에 선제 대응하는 주주환원 행보를 강화한 점이 눈에 띈다.
소각 계획이 완료되면 지난해 46%가 넘었던 매커스의 자사주 비중은 올해 28%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매커스는 FPGA(프로그래밍 가능한 반도체) 등 최근 AI 가속기가 각광 받으면서 AI 반도체 환경 변화에 따른 성장성도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매커스는 지난달 29일 자사주 30만주를 약 65억원 규모로 장내 직접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기간은 2월 2일부터 4월 28일까지다. 장내 직접 취득은 신탁 방식보다 요건이 까다로워 주주환원 의지가 보다 명확하게 드러난다.
오랜 기간 매커스는 연간 30만주 내외 자사주를 취득했지만, 이번 차별점은 취득과 함께 소각까지 병행한다는 점이다. 2015년 이후 소각 없이 취득만 진행했던 매커스는 지난해 상반기 자사주 비중이 43.2%에 달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의 자사주 의무소각 정책에 맞춰 대규모 소각 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자사주 비중이 높은 일부 상장사들이 여전히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매커스는 지난해 총 600만주에 대한 소각 계획(200만주씩 순차 소각)을 발표했고 지난해 7월 200만주를 소각 완료했다. 올해 추가적으로 200만주를 소각하면 자사주 비중은 28.6%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내년까지 유상증자 등 신주 발행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자사주 비중은 14.5%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주환원 강화와 동시에 매커스의 사업 전망도 긍정적이다. AI 데이터센터 및 고성능 컴퓨팅 수요 확대가 FPGA(프로그래머블 반도체)와 같은 AI 가속기 시장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AI 데이터센터에서는 GPU 옆에 FPGA를 보조 두뇌로 배치하는 방식이 늘면서 맞춤형 비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FPGA는 용도에 맞게 내부 회로를 직접 프로그래밍해서 쓸 수 있는 반도체로, 급변하는 AI 시대에 '맞춤형'으로 쓸 수 있는 반도체 칩으로 꼽힌다. 매커스는 FPGA 등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개발 지원과 전문 유통을 담당하는 반도체 칩 유통전문 상장사다.
FPGA의 주요 공급사는 AMD과 인텔로, 이 두 기업이 글로벌 FPGA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매커스는 AMD의 핵심 파트너로, AMD의 FPGA 개발부터 양산까지 통합 지원해 고객사의 성장이 매커스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AMD는 최근 AI 데이터센터 등을 공략하며 엔비디아와 함께 AI 가속기 시장을 이끌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이다.
데이터를 연산·처리하는 비메모리 반도체와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상호적으로 동반된다는 점에서 최근 AI 메모리 반도체 활황에 따라 비메모리 반도체 역시도 한동안 호조가 예상된다.
실제 매커스의 실적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불황이 끝난 2024년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2024년 매출 1996억원·영업이익 269억원, 2025년 예상 매출 2466억원·영업이익 325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3.5%, 20.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민 한국IR협의회 연구위원은 "AI 반도체 수요 급증이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견인했고 특히 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FPGA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용 파워 반도체 등 신성장 분야에서 매출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매커스가 글로벌 반도체 기술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고객사에 차세대 솔루션을 적시에 제공하는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매커스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기존 고객사를 잘 유지하는 한편 신규 거래처 확보에도 전념할 계획"이라며 "매년 큰 폭의 성장은 아니지만 꾸준함을 유지하려고 내부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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