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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재명 코드에 자금력 갖춰…방산 독점은 '우려'
이우찬 기자
2026.03.25 07:00:17
전 정부서 대우조선해양 인수, 당분간 지분 매입 전략적 협업 확대 관측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4일 14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연장 로켓포 '천무'의 모습. (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한화그룹이 7년 만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다시 사들였지만 인수합병(M&A)보다는 전략적 협업 확대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금력과 정부 관계 등 인수 조건은 충분하지만 방산 독점 논란이 발목을 잡는 것이다. 한화는 이전 정부에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했는데 KAI까지 품에 안게 되면 육해공 방산을 지배하는 기업으로 덩치를 키우게 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KAI 민영화와 관련해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 꼽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 방산 계열사가 합산 4.99%의 KAI 지분을 매입하며 단순한 협업 이상의 관계로 발전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한화는 이재명 정부 코드에도 발을 잘 맞추고 있는 기업집단이다. 방산업체 최대주주 변경을 위해서는 당국의 승인이 필요한데 정부와 궁합은 민영화가 공식화될 경우 인수전을 매끄럽게 끌고 갈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정부가 방산을 수출 전략산업 관점에서 접근하는 만큼 한화와 정부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방산특사로 파견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한화와 원팀이 돼 올해 1월 노르웨이 육군 차세대 장거리 정밀화력 체계(LRPFS, Long Range Precision Fire Systems) 사업 수주에 나선 점이 대표적이다. 한국·미국의 조선 협력을 상징하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선봉도 한화그룹이라는 데 이견이 적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화필리조선소에사 핵추진잠수함(SSN)을 건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에서 한화오션을 콕 집어 칭찬하기도 했다. 한화오션이 1차 하청업체 노동자에게도 본사 노동자와 동일한 성과급을 지급하며 임금 격차를 줄이는 데 쓴 투자를 언급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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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매끄러운 관계 이외에도 한화의 현금 여력은 단연 압도적이다. 외부 투자 유치 없이 한화 방산 계열사 자금으로 KAI를 인수할 수 있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 등을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7조9000억원에 달했다. KAI의 최대주주 보유 시장가치는 4조원가량이다. 인수 경쟁자인 LIG넥스원의 같은 시점 현금성자산은 1130억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친정부 기조와 풍부한 자금력 등 KAI 인수를 위한 조건은 갖추고 있지만 독점 논란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방산업계에서는 한화가 KAI를 품에 안으면 생태계 균형 측면에서 상생을 강조하는 정부 기조와 어긋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LIG넥스원과 현대로템, KAI, 한화의 생태계 균형이 한화에 쏠리고 이는 방산 군력이 재편될 수 있다는 시선이다.


한화는 윤석열 정부에서 지금의 한화오션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조선업을 장착했다.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사업을 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방산까지 더해지면서 바다와 육지를 아우르는 기업집단으로 변모했다. KAI까지 인수할 경우 항공·우주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더욱 빠르고 크게 확대된다. 


완제기 업체인 KAI를 업고 항공기 플랫폼뿐만 아니라 위성·항공 통합 시스템 구축까지 손을 뻗을 수 있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는 첨단엔진 국산화, 무인기 공동 개발, 글로벌 상업 우주 시장 공략을 위해 전략적 협업 관계를 다지고 있다. '한국형 록히드마틴'을 꿈꾼다는 평을 들을 만큼 한화의 야망은 큰 편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KAI를 인수하는 것은 방산 관련 육해공을 통일하는 차원으로 특정 기업에 방산권력이 쏠리는 것이다"고 평했다.


방산 독점에 논란에다 M&A에 따른 리스크를 고려하면 인수보다 지분 확대로 나아갈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개발에만 10년 이상이 걸린 KF-21 사례를 들어 민간기업이 장기·고위험 방산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도 지적한다. 정부가 최대주주로 있는 구조였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방산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화의 자금력은 충분하고 정부와 밀착해 장기간 사업을 이끌어가야하는 측면에서 KAI를 인수할 만한 후보는 한화만한 적임자가 없다"면서도 "전 정부에서 대우조선해양을 한화 쪽에 내줬는데 한화가 이번에 KIA까지 인수하게 되면 특혜 논란에 휩싸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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