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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빈대인, 1인 사내이사 고수…지배구조 압박 속 '마이웨이'
차화영 기자
2026.03.05 08:00:18
하나금융 복수 체제와 대비…우리·BNK금융, 2023년 이후 단독 유지
이 기사는 2026년 03월 03일 16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강화되는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가 나란히 회장 단독 사내이사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최근 CEO 승계 절차 투명성 제고, 회장 연임 시 주주 통제 강화, 사외이사 독립성 점검 등을 잇달아 언급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빈대인 BNK금융 회장의 선택이 향후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확정했다. 임종룡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은 포함됐지만 추가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없었다. 이에 따라 임 회장은 '임종룡 2기' 체제에서도 유일한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게 된다.


우리금융지주 2026년 정기 주주총회 이사 선임 안건. (출처=우리금융지주 공시)

BNK금융 역시 빈대인 회장이 단독 사내이사 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BNK금융은 이번에 사외이사 7명 가운데 5명을 교체하기로 했지만, 사내이사 구조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는 KB금융·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가 2014년 이른바 'KB 사태' 이후 주요 금융지주들이 복수 사내이사 체제를 도입해 온 흐름과 대비된다. 당시 경영진 갈등과 리더십 공백 문제가 불거지면서 회장 유고 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현재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과 함께 이승열·강성묵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KB금융은 양종희 회장 외에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 외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각각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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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최근 강조하는 '이사회 내 견제와 균형', 'CEO 승계 프로그램의 상시 가동' 기조를 감안하면, 복수 사내이사 체제는 단순한 인원 문제가 아니라 차기 후보군을 이사회에서 검증하는 장치로 기능해 왔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금융과 BNK금융의 단독 체제 유지 결정은 정책 환경과 일정 부분 긴장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사 전환 이후 한때 복수 사내이사를 운영했으나, 2023년 7월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 퇴임 이후 회장 단독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손태승 전 회장 시기에는 은행장이 사내이사로 참여하며 계열사와의 연결고리를 강화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BNK금융도 2022년 김지완 전 회장 재임 당시 핵심 계열사(부산은행, BNK캐피탈) 대표들이 지주 이사회에 참여했지만, 2023년 빈 회장 취임 이후 1인 체제가 굳어졌다.


1인 사내이사 체제가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명확히 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의사결정 과정이 단순해 전략 추진의 속도와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복수 사내이사 체제는 경영 공백 대비를 넘어 차기 CEO 후보군을 자연스럽게 이사회 논의 과정에 노출시키는 '사전 검증 장치'로 활용돼 왔다는 점에서 승계 투명성과도 직결된다. 이 때문에 단독 체제 유지가 곧바로 지배구조 미흡으로 단정되지는 않더라도,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승계 투명성 강화 기조와는 결이 다소 다르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이번에도 사내이사로 선임되지 않으면서 그룹 내 권한 배분과 향후 승계 구도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다만 구체적 배경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금융권에선 금융당국이 우리금융과 BNK금융의 이 같은 행보에 만족할지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당초 이달 말로 예정했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시점을 각 금융지주 주주총회 이전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금융지주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회장 연임 시 주총 특별결의 도입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CEO 승계 프로그램 투명성 제고 등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이번 주총 안건에는 이 같은 요구사항이 전면 반영되지는 않았다. 우리금융이 '회장 3연임 시 주총 특별결의' 도입을 안건에 올리긴 했지만, 이는 지난해 보험사 인수 과정에서 시장과 약속했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최근 금융당국 요구에 대한 선제적 수용 사례로 보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내·비상임이사 수를 최적화하고, 사외이사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 전용 회의'를 활성화하여 이사회 운영의 실질적인 독립성을 확보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금융은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투명한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정립했다"며 "현재 은행장을 포함한 그룹 핵심 경영진의 승계 프로세스를 안정적으로 가동하며 지배구조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NK금융 역시 지주 회장의 장기 재임에 따른 권한 집중을 방지하기 위해 회장 연임을 한 차례로 제한하는 정관을 운영해왔다는 셜명이다. 이사회 의장도 임기 1년으로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반영한 상태다. 매년 한 명 이상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해 이사회 내 다양한 전문성과 역동성을 확보하기도 했다.


결국 1인 사내이사 체제 유지가 형식상 문제로 직결되지는 않겠지만, 지배구조 개선을 둘러싼 정책 환경 변화 속에서 금융당국이 어떤 평가 잣대를 들이대느냐에 따라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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