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웰컴금융그룹이 '2세 경영체제'로 전환하며 핵심 계열사인 웰컴저축은행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 수익성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사실상 '계정 이동'으로 지연시켜 온 구조적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에서 차기 경영진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건전성을 확보한 성장'과 'AI 전환(AX)'을 내세웠지만, 실질적인 성패는 PF 리스크 해소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이사회에서 손대희 웰컴에프앤디 대표와 박종성 부사장을 차기 각자대표 후보로 추천했다. 이달 31일 주주총회를 열고 최종 선임한다. 2017년부터 9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김대웅 대표는 4연임을 포기하고 그룹 부회장으로 이동해 계열사 시너지 창출과 글로벌 신사업 발굴 등 사실상 '그룹 전략 컨트롤타워' 역할에 집중한다.
차기 수장으로 낙점된 손 대표는 1983년생으로 웰컴금융그룹 총수 손종주 회장의 장남이다. 2008년 기업은행에서 금융 실무를 시작해 2015년 웰컴저축은행에 합류한 이후, 웰컴캐피탈과 웰컴에프앤디를 거치며 경영 경험을 쌓았다. 특히 베트남 NPL(부실채권) 시장 진출과 데이터 기반 경영 성과를 통해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로 웰컴저축은행은 손 대표가 전략·리테일·AX를 총괄하고, 박 대표가 기업·투자금융(IB)과 리스크 관리를 맡는 '투트랙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성장과 건전성을 분리 대응하는 구조를 통해 리스크 관리와 사업 확장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선임과 함께 'AI 기반 은행(AI Driven Bank)' 전환을 선언했다. 전사적 AI 도입과 함께 고객 맞춤형 'AI 금융 비서'를 출시해 리테일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러한 디지털 전략 역시 건전성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AX는 '성장 카드'인 동시에 '리스크 관리 이후 과제'로도 해석된다.
동시에 박 대표는 정교한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기존 '부동산 PF를 넘어선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집중하며 건전성 방어와 수익 구조 고도화의 중책을 맡는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80년대생 손 대표의 역동적인 '디지털 네이티브' 리더십과 60년대생 박 대표의 탄탄한 전문성이 만난 시너지를 통해 저축은행의 한계를 넘어서는 혁신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수익성 측면에서 뚜렷한 반등을 보였다. 2025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2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6% 급증했다. 수신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가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그러나 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07%로 전년 대비 개선됐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표면적인 개선에도 불구하고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러한 지표 개선 이면에는 'PF 정상화 펀드'를 활용한 사실상의 리스크 이연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웰컴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900억원으로 전년 말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펀드에 부실 채권을 넘기고 출자하는 방식으로 취득한 매도가능증권(수익증권 등)은 2024년 말 4350억원에서 2025년 3분기 말 6997억원으로 60% 이상 급증했다. 직접 보유하던 PF 익스포저를 펀드 수익증권 형태로 '장부상 이동'시킨 셈이다.
문제는 이들 자산의 질이다. 해당 수익증권 중 상당 비중이 손실을 먼저 떠안는 후순위(2종) 구조로 편입돼 있어, 부동산 경기 악화 시 손실 흡수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부실 PF 대출을 펀드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출자가 병행되면서 웰컴저축은행의 관련 수익증권 잔액이 크게 확대됐다"며 "특히 회수 순위가 밀리는 후순위(2종) 수익증권 비중이 40%를 넘어 회수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웰컴저축은행은 올해 경영비전을 '건전성 확보한 성장'으로 설정했다. 각자대표 체제 아래 ▲프로세스 리스크 관리 ▲투명경영과 내부통제 강화 ▲포트폴리오의 체계적 관리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전사적 리스크 통제에 나설 방침이다. 성장 전략보다 '리스크 정상화'가 선행 과제로 설정된 셈이다.
한편 손 대표는 웰컴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웰컴크레디라인의 주요 주주로 자리 잡으며 승계 기반도 마련했다. 경영권 승계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향후 실적과 건전성 개선 성과가 2세 경영 체제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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