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보험업계는 성장 둔화와 규제 강화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경영 전략 재정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험사들은 내년 도입 예정인 기본자본 중심 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해 자본 건전성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당국의 손해율·사업비 예실차 가이드라인에 맞춰 비용 구조와 영업 전략도 재점검해야 한다. 여기에 IFRS17 체제에서 보험계약마진(CSM) 확보 경쟁까지 격화되면서 보험사 간 전략 차별화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주요 보험사들의 대응 전략과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DB손해보험이 보험손익 둔화 국면에서 '연결 재무제표 중심 실적 관리'라는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업계 2위 자리를 두고 메리츠화재와의 순이익 경쟁에서 밀리는 흐름이 굳어지자, r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연결 실적 볼륨으로 반등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2026년 경영전략으로 '경영효율 우위 기반의 글로벌 보험회사 도약'을 제시했다. 세부 과제로는 ▲수익구조 경쟁력 회복을 위한 전사적 총력 대응 ▲유동성 및 금리 하락에 대응한 투자손익 관리 강화 ▲연결 재무제표 수익성·건전성 관리 ▲사업구조 혁신을 통한 지속가능경영체계 고도화 ▲해외사업 성과 극대화로 글로벌 보험회사 도약 기반 마련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연결 재무제표 관리'와 '해외사업 성과'가 전면에 배치된 점이 핵심 변화로 꼽힌다. DB손보는 괌·하와이·캘리포니아·뉴욕 등 4개 해외지점과 북경·자카르타·양곤 3개 사무소를 거점으로 글로벌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해외지점에서는 주택·화재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을 직접 판매 중이다.
미국과 베트남에는 법인도 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0년 뉴욕 투자법인 DBAA(DB Advisory America, Ltd.)를 설립하고, 이듬해 하와이 소재 손해사정사 존멀렌앤코(John Mullen&Co., Inc.)를 인수했다. 베트남에서는 2015년 현지 국영 보험사 PTI 지분 37.32%를 인수해 시장에 본격 진출한 이후 2024년 시장 점유율 9·10위사인 DBV, BSH사까지 추가 인수하며 동남아 보험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이 같은 전략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일반손해보험 기준 해외 수입보험료는 2023년 5710억원에서 2024년 7249억원, 2025년 8678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중도 2023년 9%에서 2024년(11%) 두 자릿수로 올라선 뒤 지난해에는 14%로 확대되며 해외사업이 실질적인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변동성은 부담이다. 해외사업환산손익은 2023년 102억원에서 2024년 1012억원으로 급증했지만, 2025년에는 마이너스(-) 89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역 대형 산불 사고 관련 대형 보험금 지급이라는 외부 변수에 실적이 크게 흔들린 결과다.
특히 해당 손익은 기타포괄손익(OCI)에 반영돼 자본에 직접 영향을 준다. OCI 누계액은 지급여력(K-ICS)비율 산출 시 가용자본에 포함되는 만큼, 변동성이 커질수록 건전성 지표까지 흔들릴 수 있다.
결국 DB손보의 전략 변화는 본업 둔화에 대한 위기 인식에서 출발한다. 보험손익은 2023년 1조5500억원, 2024년 1조6191억원에서 2025년 1조359억원으로 급감했다. 예실차 확대에 따른 장기보험 부진, 자동차보험 적자 전환, 대형 사고 영향이 동시에 겹치며 수익 기반이 약화됐다.
여기에 업계 2위 경쟁에서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25년 별도 순이익 기준 DB손보(1조5349억원)는 메리츠화재(1조6810억원)에 뒤처졌고, 같은 기간 연결 기준 순이익으로도 DB손보와 메리츠화재가 각각 1조7906억원, 1조6929억원으로 근소한 격차를 보였다.
구조적 차이도 있다. DB손보의 경우 해외법인을 포함해 DB생명·캐피탈 등 주요 자회사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구조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별도·연결 실적 간 차이가 거의 없다 보니, 본업 경쟁력 측면에서 DB손보가 열위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DB손보가 미국 특화보험사 포테그라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DB손보는 지난해 9월 미국 팁트리사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워버그 핀커스로부터 포테그라 발행주식 100%를 16억5000만달러(약 2조4601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 상반기 중 딜 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테그라는 2024년 기준 1억4000만달러(2087억원)에 이르는 순이익을 시현한 만큼, 향후 DB손보 연결 실적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직도 정비했다. DB손보는 지난해 말 해외운영파트를 신설하며 미주 법인 관리체계를 강화했다. 인수 이후 빠른 통합과 수익화까지 염두에 둔 선제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회사 측은 해외사업 변동성에 대해 일회성 요인이라는 입장이다. DB손보 관계자는 "미주에서는 매출액 규모에 걸맞은 수익 볼륨을 확보하고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해외사업손익은 2025년 초 발생한 LA 산불사고로 많이 감소했지만, 이는 일회성 요인으로 올해부터 손익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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