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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車보험료 인하 협의에…보험사들 '당혹'
강울, 이솜이 기자
2026.04.14 11:15:13
5부제 특약 도입 추진…요율 산정 논란·실무 부담·소통 잡음
이 기사는 2026년 04월 13일 17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딜사이트 김민영 차장)

[딜사이트 강울, 이솜이 기자] 정부가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에너지 수급 대응의 일환으로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추진하면서 보험업계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정책 목적과 보험요율 산정 원칙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어서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미 높은 자동차보험 손해율로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보험료 인하까지 현실화될 경우 실적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자동차보험료 요율 인하 방안을 보험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차량 5·2부제 시행에 따른 운행거리 감소가 사고 위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해 보험료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실제 적용 방식은 5부제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할인 특약 도입이 유력하며, 할인율은 보험개발원이 산정하는 구조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는 이번 조치가 수익성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위 5개 손해보험사의 올해 1~2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6.8%로 손익분기점(약 80%)을 크게 웃돈다. 이미 적자에 가까운 구조가 고착된 상황에서 요율 인하까지 더해질 경우 사실상 마진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순이익도 7조2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2%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수익성 문제를 넘어 ▲보험료 인하 근거의 타당성 ▲특약 구조의 실효성 ▲요율 산정 체계와의 괴리 ▲정책 추진 과정의 소통 방식 등 전방위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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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5부제 특약의 실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가입자의 준수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보험료는 낮아지지만 사고 감소 효과는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검증 불가능한 할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보험사 관계자는 "5부제 할인 특약을 도입하더라도 가입자가 실제로 이를 지켰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공공 영역과 달리 민간에서는 강제성이 없어 보험사는 고객의 준수 여부를 신뢰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무 부담도 만만치 않다. 신규 특약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약관 개정과 함께 전산 시스템 개발이 필수적이지만 정책 시행 일정이 촉박해 현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기 정책 대응을 위해 우선순위가 높은 기존 프로젝트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내부 우려도 제기된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는 보험료 인하 근거 자체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정부는 운행량 감소를 요율 인하 요인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5부제 시행이 실제 사고 감소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고 발생이 특정 시간대·요일에 집중되는 특성을 감안하면 단순 운행량 감소와 손해율 개선 간의 인과관계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B보험사 관계자는 "5부제가 결국 자동차 하루 운행 총량 5분의 1을 줄이는 것인데, 사고 통계를 보면 주말에 더 많이 난다"고 말했다.


요율 산정 체계와의 충돌도 논란을 키우는 대목이다. 자동차보험료는 통상 과거 손해율 등 실적을 반영해 다음 해 보험료를 정하는 후행적 구조를 갖는다. 그러나 이번처럼 정책 필요에 따라 선제적으로 요율 인하가 추진될 경우 기존 산정 원칙과 괴리가 발생한다. 특히 아직 손해율 개선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운행량 감소만을 근거로 요율을 조정하는 것은 리스크 반영 원칙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C보험사 관계자는 "당정은 차량 5부제 시행으로 운행이 줄면 사고율이 낮아져 보험료 인하 요인이 발생한다는 논리지만, 이는 실제 손해율이 확인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요율을 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는 인하 여력이 없는 상황인데도 인하가 추진되면 실적에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의 소통 방식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손해보험사들이 손해보험협회를 통해 의견을 전달했지만 실제 정책 반영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과거 요율 조정 과정에서도 업계 의견이 제한적으로 반영됐다는 인식이 있어 이번에도 유사한 흐름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D보험사 관계자는 "손보협회를 통해 의견을 전달한 상태지만 실제 반영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며 "일방적인 소통 구조가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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